태풍으로 인한 정전·고립 등의 위기상황 시 알뜰폰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범죄 위협을 받던 알뜰폰 이용자의 위치추적이 어려워 결국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여파다.
하지만 모든 알뜰폰이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 알뜰폰이 아닌 이통3사 이용자라고 해도 위치추적이 어려운 경우가 존재한다. 위급 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긴급 위치추적 서비스, 어떤 경우에 작동하는 것일까.
6일 업계에선 알뜰폰 가입자 대부분이 GPS와 와이파이 등 정밀 위치 정보 제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알뜰폰 자체적인 문제가 아닌 이통사의 기술 모듈과 단말기의 위치 정보 모듈이 상이하거나, 알뜰폰 가입자가 자급제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치 추적 여부는 '휴대폰 단말기에 위치 추적 모듈이 설치돼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모듈이 탑재된 단말기라면, 이용자가 평상시 와이파이나 GPS 기능을 꺼두더라도 긴급구조기관의 요청에 따라 통신사가 원격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이통3사에서 구입하는, 이른바 '이통사향' 단말기에 위치추적 모듈이 설치돼 있다.
반면 위치 추적 모듈이 처음부터 미탑재된 자급제폰(갤S22 이후 제품은 탑재)이나 외산폰은 위치 추적이 어렵다. 예컨대 자급제폰을 구매해 이통사나 알뜰폰에 가입하는 경우엔 위치추적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
또 A이통사향 기기를 번호이동 해 B이통사망에서 쓰면 위치추적이 어려워진다. 각각의 이통사향 단말기에 탑재한 위치 추적 모듈이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뜰폰 역시 같은 마찬가지다. 예컨대 KT에서 처음 휴대폰을 구입해 KT 망을 이용하던 가입자가 LG유플러스 망을 임대해 쓰는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위치추적이 제한된다.
'알뜰폰이 위치추적이 어렵다'는 오해는 여기서 나온다. 이용자 대부분이 자급제폰과 번호이동폰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치추적이 어려운 사례가 이통사 대비 더 많은 셈이다. 만일 C이통사향 기기를 C이통사망 알뜰폰 서비스로 쓴다면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위험 상황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위치추적 모듈 표준화를 통해 모든 알뜰폰 이용자들이 위급 시 위치추적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위치추적 모듈 표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연말까지 진행한 후 이통사와 제조사에 탑재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태풍 힌남노 상륙처럼 위급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치안 당국은 현재 위치추적이 불가한 상태의 이용자들을 위한 임시방편 대응법도 소개하고 있다.
우선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112 긴급신고 앱을 활용하면 된다. 앱을 설치하고 신고 버튼을 누르면 내 위치가 비교적 정확하게 전송된다. 또 이통사가 제공하는 위치 추적 부가 서비스도 있다. KT는 '119긴급구조위치제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는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위치추적 모듈 표준화가 성사돼도 문제는 남는다. 국내 표준화가 이뤄진다 해도 외산폰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재 외산폰의 경우 긴급구조센터와 통화 중인 경우에만 GPS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준화가 연말까지 진행된다고 하지만 테스트 등을 거치면 시간이 더 지체될 수 있다"며 "외산폰의 경우 표준화 모듈을 탑재할지도 미지수라 위치정보 제한 문제는 완전히 사라지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