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우주항공청 설립추진 과정에서 R&D(연구·개발) 직접수행 여부를 두고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여당은 우주항공청의 R&D 수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야당은 R&D를 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 등과 업무중복을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우주항공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R&D 관련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이 안건조정위원회(이하 안조위)에서 논의 중인 '우주항공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별법' 등 5개 법안에 대한 세부안건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주항공청 안조위는 오는 23일 국회법에 따라 종료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으로 구성된 안조위는 지난 5일 우주항공청 역할 중 '우주안보·우주자산'과 관련한 세부내용을 법안에 넣기로 했다. '정주여건 조성에 노력한다'는 조항은 청 단위를 만들면서 명시한 전례가 없어 넣지 않기로 했다. 또 우주항공청장에 외국인·복수국적자를 임용하는 데 관해서도 여야가 생각이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청장은 국내 전문가가 맡도록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보다 먼저 여야는 우주항공청을 과기정통부 산하 외청으로 두고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현행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는 등 조직과 체계에 대해선 대체로 뜻을 모았다. 또 여야는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법안에 '우주항공'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며 이에 대한 보완을 일제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의 직접 R&D 수행에 대해선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과기정통부와 국민의힘은 연구인력 200명, 행정인력 100명 등 총 300명으로 구성될 우주항공청에 R&D 기능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기획·조정과 집행, R&D 수행 등이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민주당은 우주항공청이 직접 R&D를 수행할 경우 항우연·천문연과 업무중복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국내 우주개발 특성상 항우연·천문연 역할이 큰데 우주항공청이 R&D를 수행하면 조직 자체가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국방부-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ADD)처럼 과기정통부-우주항공청-항우연·천문연 등으로 이어지는 체계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야당의 대안이 나왔다.
연구현장도 세부사항에 이견이 있더라도 우주항공청 설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시각과 항우연·천문연 R&D 기능 이원화와 정책 비효율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선다. 여야와 과학계에서도 첨예한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안조위 마지막 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각각 '우주항공청 조기 개청 토론회'와 '제대로 된 우주정책 전담기관 설립을 위한 토론회' 등을 개최한다. 막판까지 안건조정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