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대폭 증액' 기대 속…AI에만 몰릴까 우려

박건희 기자
2025.07.02 05:00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내년도 주요 R&D(연구·개발)예산을 잠정안인 26조1000억원보다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총 R&D예산이 내년에 30조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막대한 예산이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전략기술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주요 R&D예산안은 현안인 26조1000억원보다 큰 폭 증액이 예상된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이재명정부의 'R&D 확대' 기조에 맞춰 예산안 조정을 요청한 상태다.

전날(6월30일) 과학기술정책 최고 심의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심의한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안'은 26조1000억원이다.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올해 주요 R&D예산(추가경정예산 포함 24조9000억원)보다 약 5% 증액한 규모다.

여기에 추가 증액할 경우 주요 R&D예산과 일반 R&D예산을 합한 정부 총 R&D 규모는 내년에 30조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하며 과학기술 R&D예산의 대폭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데다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도록 법제화하자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 총지출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하면 702조원이다. 이 중 5%를 R&D에 투자할 경우 정부 R&D 총예산은 약 35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다만 앞으로 확립될 국정과제 방향에 따라 AI를 비롯한 일부 '전략기술'에 막대한 예산이 집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모두 산업계 출신 AI 전문가로 꾸려질 때부터 과학기술계에서 번지는 우려다.

한 기초과학분야 연구자는 "다양한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야 꽃을 피우는 풀뿌리 기초연구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며 "증액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 금액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2022년 이후 축소된 기초연구사업 과제 수를 이번 예산증액과 함께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2년 1만5000개 수준이던 기초연구 과제 수는 꾸준히 줄어 올해 1만1829개다.

과기정통부도 내년 기초연구 과제 수를 1만5000개 수준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기초연구 과제 사업은 과제별로 지원하던 기존 방식에서 '묶음예산' 방식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선 기초연구분야 예산을 확보한 뒤 예산범위에서 선정과제 개수를 조정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과제별 특성에 맞춰 지원시 유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같은 내용은 2026년도 주요 R&D예산 중 기초연구 투자비중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R&D예산의 구체적인 방향은 최종 예산안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의결되는 8월쯤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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