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넣어두면 100년 동안 충전 안 해도 됩니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SEP) 2025' 전시회에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선보인 '베타전지'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쏠렸다. 베타(β)전지는 방사성 동위원소 기반의 배터리다. 수명이 100년이어서 '반영구 전지'로도 알려져 있다.
반도체에 빛에너지를 쬐어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전지처럼, 방사선 전지는 반도체에 방사선을 흡수시켜 전력을 생산한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 방출되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을 방사선이라고 부른다.
박성모 ETRI 인공지능연구소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여러 방사선 중에서도 인체 유해성이 적고 차폐도 가능한 베타선을 활용한 게 베타전지"라고 했다. 전지 수명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와 같다. 반감기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ETRI가 만든 베타전지는 반감기가 100년인 방사성 동위원소 '니켈(Ni)-63'을 활용했기 때문에 수명이 100년에 이른다.
베타전지의 시간당 효율은 1마이크로와트(㎼) 수준으로 다른 전지에 매우 적은 편지만,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만큼 사람이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환경에 쓰인다. ETRI가 만든 베타전지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 모니터링 시스템의 보조 배터리로 쓰이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원자력 시설에 사고가 나더라도 안전 시설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전원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때 외부 전력 투입이나 사람의 개입 없이 유지되는 베타전지가 필수적"이라고 소형 드론 등 군사용 부품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박 연구원은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 전지 출력을 점차 늘려가는 게 과제"라고 했다.
불쾌한 냄새와 강한 독성으로 알려진 물질 '암모니아'를 활용한 연료전지도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이날 전시회에서 '저온형 암모니아 연료전지'와 '암모니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시스템'을 R&D(연구·개발) 성과를 선보였다.
암모니아는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질소와 분리하는 정제 과정을 거쳐 깨끗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인체에 치명적인 본연의 독성을 제거하면서도 성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게 하는 게 암모니아 연료전지 개발의 숙제다.
기계연은 2027년까지 80도(℃)의 저온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저온형 암모니아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제곱센티미터당 최대 출력밀도 585mW(메가와트)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선엽 기계연 선임연구원은 "저온형 암모니아 전지 분야에서 세계 1등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올해 '도시형 3D(3차원) 태양자원지도'를 개발했다. 국내 전 면적에 대한 일사량, 토지 임대가, 설비 효율, 설비 특성 등 데이터를 총망라해 시뮬레이션했다.
윤창열 에너지연 신재생에너지빅데이터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1년간 태양에너지 발전량과 그에 따른 비용을 계산해 국가 단위의 태양에너지 잠재량을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자원지도는 향후 국가 에너지 정책에 따른 세부 계획의 실질적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7회째를 맞은 'SEP 2025'는 발전·저장·활용을 아우르는 에너지 밸류체인 전시로 17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