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AI 모델 '클로드(Claude)' 활용도가 인구 규모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공개한 네 번째 '경제 지수(Economic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앤트로픽 AI 활용 지수(AUI)'는 3.12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생산가능인구 대비 클로드 사용 집중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1을 초과할 경우 인구 규모 대비 클로드 사용이 높은 지역이라는 뜻이다. 앤트로픽 측은 "한국은 주요 국가 가운데서도 활용도가 특히 높은 국가"라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Claude.ai 웹사이트와 자사 API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기준 시점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최신 모델 '클로드 오퍼스 4.5' 공개 직전이다.
한국 사용자에게 가장 많이 활용된 사례는 마케팅 콘텐츠 제작과 최적화다. 비중은 4.5%다. 영상 스크립트, 팟캐스트, 음악 제작 등 창작 지원 목적의 활용은 글로벌 평균보다 4.1배 높았다. 다양한 언어 간 번역 활용도 평균 대비 1.9배 높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술 분야 활용도 높았다. 한국의 Claude.ai 사용 중 25.6%는 컴퓨터·수학 분야에 집중됐다. 코드 디버깅, 수정, 리팩토링도 주요 활용 사례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 사용자들은 창작 콘텐츠 제작, 학술 연구, 비즈니스 전략 수립, 일상적 의사결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클로드를 실질적인 업무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클로드 사용은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다. 미국, 인도, 일본, 영국, 한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가별 사용량은 1인당 GDP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1인당 GDP가 1% 늘면, 클로드 사용량은 평균 0.7% 증가했다. 저소득 국가가 이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이번 보고서에서 다섯 가지 '경제 핵심 지표'를 새로 도입했다. 업무 복잡도, 업무 성공률, 시간 절감 효과, AI 자율성 수준 등을 측정한다. 앤트로픽 관계자는 "AI가 단순히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넘어서, 실제 중요한 업무에서 어느 수준의 성과를 내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AI의 영향은 직무에 따라 달랐다. 영상의학과 의사, 심리상담사 등은 반복 업무를 AI에 맡기며 환자·고객과의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됐다. 전문성은 오히려 강화됐다. 반면 데이터 입력, IT 관리, 여행사 상담 등은 역할이 단순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른바 '디스킬링(deskilling)' 가능성이다.
보고서는 "AI는 고숙련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과 협업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Claude.ai 기준,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업무 보완' 유형은 51.7%로 절반을 넘었다.
고등학교 수준 업무는 평균 9배 빨라졌다. 대학 수준 전문 업무는 평균 12배의 속도 향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업무가 복잡할수록 인간의 전문성과 판단이 최종 품질을 좌우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