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Z세대의 행동 양식을 분석해 '취약성'을 새로운 브랜드 전략 키워드로 제시했다. 완벽함을 강조하던 기존 마케팅에서 벗어나, 약점과 결함까지 드러내는 방식이 신뢰를 얻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일기획 전략 인사이트 조직 '요즘연구소'는 보고서 '마이너리티 리포트-취약할 권리'를 발간하고, Z세대의 '능동적 취약성' 문화를 마케팅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로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취약성을 숨겨야 할 약점이 아니라 드러낼 수 있는 정체성으로 인식한다. SNS에서 멘탈 헬스 고백이나 필터 없는 사진을 올리는 '포토 덤프' 문화가 대표적 사례다. 요즘연구소는 이런 흐름을 '능동적 취약성'으로 정의했다.
능동적 취약성의 배경으로는 기술 발전에 따른 반작용, 기성세대 가치관에 대한 거리두기, 가벼워진 SNS 관계에 대한 피로감 등이 꼽혔다. AI 등 기술이 완벽함을 대량 생산하는 환경이 되면서, 오히려 불완전함과 인간적인 면모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흐름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마케팅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과거에는 선망을 자극하는 이미지 중심 마케팅이 주류였다. 이후에는 가치와 행동의 일관성을 강조하는 '진정성'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기업의 약점이나 내부 문제까지 공개하는 '취약성'이 신뢰 확보의 새로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가 취약성을 활용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약점을 숨기지 않고 본질적 속성으로 전환하고, 개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실제 행동으로 변화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연구소는 이를 금이 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일본 전통 기법 '킨츠기'에 비유했다.
박미리 요즘연구소장은 "취약성을 선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단순한 평판 관리가 아니라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하는 차별화 전략"이라며 "브랜드의 상처까지 받아들이는 '찐팬'과의 강력한 연대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연구소는 제일기획의 전략 인사이트 조직으로, 2011년부터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 팬덤, 손절, 탈진실 등 사회 변화를 반영한 키워드를 제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