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과 저작권 보호 균형점 찾기…정부 'K-콘텐츠 AI 생태계' 구축

유효송 기자
2026.03.11 15:05

[MT리포트 - 웹소설·웹툰 AI 딜레마] ④

[편집자주] "들키면 망한다"는 공포에 웹소설·웹툰 업계가 AI 활용을 금기시 하지만 숨겨진 반전이 있다. 일부 독자들의 매서운 별점 테러와 달리 '재미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속마음이 공존한다. 실제 AI의 도움을 받아 대박을 터뜨린 일본의 사례는 '다가온 미래'를 보여준다. AI는 창작의 고통을 덜어줄 '슈퍼 어시스턴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상생 비책을 준비중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 학습·평가 목적의 저작물 활용 및 유통 생태계 활성화' 계획/그래픽=이지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AI를 '슈퍼 어시스턴트'로 산업 전반에 적극 도입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관련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 활용을 활성화하되 창작자 권리 보호와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정부와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저작물의 AI 활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법·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확보가 AI 기술 고도화의 핵심인 만큼 콘텐츠 분야에서 창작물과 예측 가능한 AI 활용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안내서)를 발간했다. 공정이용은 특정한 경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도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성형 AI가 저작물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규정 적용 여부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기본 기준과 고려 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아울러 AI 기술과 콘텐츠 산업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저작권법 개정을 포함한 포괄적인 제도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뉴스·도서·음악 등 거래시장이 형성된 분야는 합리적 거래를 지원하면서 '학습 금지 표시제도(옵트아웃)'를 활성화해 창작자의 거부권을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았거나 권리자가 불명확한 저작물은 적법한 접근을 전제로 AI 학습을 허용하되, 향후 수익공유 체계를 마련해 새로운 거래 질서를 구축한다.

업계에서는 이미 AI로 '직무 재편'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반복적 채색이나 배경 제작 등 단순 공정은 AI가 맡고, 인간은 연출 기획과 스토리 설계에 집중하는 식으로 직무가 재편될 수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성범 넷마블 AI미디어개발팀장은 지난 2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AI 기반 콘텐츠 진흥을 위한 법적 개선과제 토론회'에서 "IP의 AI 학습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체계와 보호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창작 활동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일찌감치 법 손질을 마쳤다. AI 모델이 고품질 콘텐츠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과정에서 저작권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TDM 면책' 제도를 도입하거나 옵트아웃(학습 거부 의사표시)제도 도입, 훈련 데이터 요약 공개 등 투명성 원칙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는 한 발 더 나아가 영리적 목적에 관계없이 TDM을 허용하는 포괄적 면책규정을 도입·시행 중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부처에 "AI 학습 시 사전 동의를 원하는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기업이 학습 목적으로 법적 불확실성 없이 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AI 학습·평가 목적의 저작권 이용허락과 양도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고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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