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시장 '최강자'를 노리는 네이버(NAVER)와 당근의 경쟁이 치열하다.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안전'을, 업계 1위 당근은 '신뢰'를 앞세우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8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카페 중고거래 전용 플랫폼 N플리마켓의 사기·피싱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루 3회 이상 거래를 제안할 경우, 신뢰도 높은 환경에서는 계속 제안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네이버 인증서 인증을 받도록 했다. 채팅창에서는 상대방의 가입일과 최근 인증 시점 등 신뢰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도용이나 해킹 관련 키워드를 감지하면 관련 가이드도 함께 안내한다.
'안전거래만 사용' 설정도 새로 도입했다. 안전거래는 네이버 인증서 이용자끼리만 거래할 수 있는 방식이다. 네이버페이 결제 기반 구매 이력 인증도 가능하다. 네이버는 안전거래 이용을 유도해 카페 매니저의 관리 부담을 줄이고, 인증된 이용자 간 거래와 분쟁 조정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분쟁조정센터를 통한 중재와 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새 책을 샀지만 무단 복제물로 확인된 사건에 개입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환불이 이뤄지도록 조정했다. 또 배드민턴 라켓 구매 후 판매자와 환불에 합의했지만, 판매자가 파손을 이유로 다시 환불을 거부한 사례에도 개입했다. 이 경우 구매자가 수리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환불이 이뤄지도록 조정했다.
네이버가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당근은 신뢰를 강조한다. 네이버가 사기·불공정 거래 발생 후 플랫폼이 개입해 조정하는 방식이라면, 당근은 애초에 사기나 불공정 거래 가능성을 낮추는 데 집중한다.
당근은 전국 단위가 아니라 동네 단위로 중고거래가 이뤄지도록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GPS 기반 동네인증을 도입해 실제 거주지에 머무는 경우에만 인증되도록 했다. 가짜 매물이나 원거리 사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바로구매' 매물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며 택배 거래를 늘려 약점을 상쇄시키고 있다. 바로구매는 구매 확정 후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되는 구조여서 사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AI도 적극 활용한다. 게시글 내용, 채팅 말투, 동네인증 이력, 접속 기기 정보 등을 종합해 AI가 사기 의심 패턴을 탐지한다. 사기 이력이 있는 전화번호나 계좌번호가 채팅창에 공유되면 자동 삭제 처리된다. 번호를 띄어 쓰는 식의 우회 시도도 AI가 감지해 경고 알림을 보낸다. 매너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경우에는 계정 도용이나 급조된 사기 징후로 보고 즉시 거래를 제한한다.
네이버와 당근의 커머스 실적은 나란히 성장세다. 지난해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3조6884억원으로 전년 2조9218억원보다 26.2% 늘었다. 당근의 지난해 매출은 2707억원으로 전년 1891억원보다 43.1% 증가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고거래 시장은 당근이 사실상 주도해왔지만 최근 네이버 등 국내 빅테크가 본격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