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본권" 무제한 데이터 준다더니…1000만 알뜰폰은?

윤지혜 기자
2026.04.15 06:00

QoS 옵션, 이통3사 LTE·5G에만 적용
'기본통신권'인데 전 가입자 20%는 제외
정부 "이통3사와 알뜰폰 적용 협의 예정"

/사진=뉴시스

정부가 추진하는 '기본통신권' 정책에서 1000만명이 가입한 알뜰폰이 제외되면서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발표한 기본통신권 정책 적용 대상에 알뜰폰이 빠졌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모든 LTE·5G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제공하는 것이다. AI 시대에 통신을 기본권으로 보고, 데이터가 소진되더라도 최소한의 검색과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도록 400Kbps 속도의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월 5500원에 판매하는 옵션을 무료로 적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통3사 가입자 717만명이 약 3221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이통사는 LTE와 5G 요금제를 통합하고, 기존 3만원 후반대 요금제를 2만원대로 낮춘 5G 요금제도 출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 250MB를 다 써도 QoS가 적용되는 LTE·5G 요금제를 2만7830원에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

협상력 밀려 '원가 절감' 어려운데…중저가 확대하는 이통사

알뜰폰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가 데이터를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종량제(RM) 방식엔 QoS가 포함되지 않았다. 망을 임대하는 이통사가 알뜰폰과의 경쟁 관계를 의식해 QoS 제공에 소극적이어서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민 데이터 안심 요금제'를 공약했을 때 가장 반긴 곳도 알뜰폰 업계였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1037만496명으로, 전체 휴대전화 회선의 약 18%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QoS는 소비자가 요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여서 업계 기대감이 컸다"며 "국민 5명 중 1명이 통신비 절감 혜택에서 제외되는 반쪽짜리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통사 중심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알뜰폰 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망 도매대가 사전규제 일몰로 원가 절감 여력이 줄어들어서다. 기존에는 정부가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이통사와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업체들이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일부 알뜰폰 업체 간 계약이 마무리된 가운데, 협상력 차이로 '종량제 도매대가 10% 할인'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정액형 수익배분(RS) 방식의 할인율 확대 등을 요구해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종량제 도매대가가 10% 인하됐지만 실제 알뜰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구간의 할인율은 더 낮다"며 "원가 부담은 그대로인데 이통사가 중저가 요금제를 확대하면서 경쟁 압박만 커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에도 QoS를 적용하는 방안을 이통사와 추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QoS 제공을 위해 이통사와 단계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며 "업계 의견을 반영한 알뜰폰 육성 정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