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전환?…개조하려면 '재건축급' 비용 든다

김평화 기자
2026.05.20 06:00
(서울=뉴스1)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강원도 춘천시 소재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현장을 방문해 공사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정부가 AI 시대를 맞아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운영 중인 기존 데이터센터를 바꾸는 데는 사실상 '재건축' 수준의 비용이 들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고효율 구조를 반영할 수 있지만, 기존 시설은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해 사업자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20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지난 3월 '2026년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 발전 지원' 사업을 공고하며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사업 취지로 제시했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현실은 정책 방향과 다소 거리가 있다. 현재 국내 다수 데이터센터는 공냉식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공기를 순환시켜 서버 열을 식히는 방식에 맞춰 전력 설비와 랙 배치, 공조 동선이 짜여 있다. 이를 수냉식이나 액침냉각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냉각 장비 교체뿐 아니라 배관, 전력 인프라, 서버 배치, 상면 구조까지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라면 부담은 더 커진다. 고객 장비 이전과 서비스 안정성 확보 문제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센터의 친환경 전환이 단순 설비 교체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공냉식으로 지은 센터를 수냉식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새로 짓는 수준의 비용이 든다"며 "정부가 전환을 지원한다고 해도 사업자는 사실상 데이터센터 재건축에 준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서버 확산은 이런 부담을 더 키운다. 고성능 GPU 서버는 기존 범용 서버보다 전력 밀도와 발열이 훨씬 크다. 랙당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기존 공냉식 시스템만으로는 효율적인 열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고효율 전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현재 정부 지원사업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구조를 바꾸는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공지한 '2026년도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 장비 및 SW 실증 지원' 모집 공고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친환경·고효율 국산 장비와 소프트웨어 실증이다. 배관 공사, 전력 설비 증설, 상면 재배치 등 실제 전환에 필요한 핵심 비용은 빠졌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장비 실증이나 신규 인프라 조성 중심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해하면서도, 기존 센터와 신규 센터를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수냉식이나 액침냉각, 고효율 전력 설비를 반영할 수 있다. 반면 기존 데이터센터는 가동 중인 공조·전력·상면 구조를 바꿔야 한다. 공사 과정에서 서비스 중단 위험과 고객 장비 이전 부담도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친환경 전환의 방향을 제시하지만,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은 아직 부족하다"며 "기존 센터에 새로운 냉각 방식을 적용하려면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큰 구조 변경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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