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논란으로 한 차례 무산됐던 우정사업본부의 DaaS(Desktop as a Service·서비스형 데스크톱) 운영 사업이 최근 재공고됐지만 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원가는 급등했는데 계약기간이 늘었을 뿐 매년 할당되는 사업비는 동결돼서다. 현재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가 입찰 여부를 검토 중이다.
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우정사업본부 DaaS 사업자 선정' 사업이 입찰공고 됐다. DaaS는 클라우드 서버에 가상 데스크톱을 구축하는 서비스로, 이용자는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PC,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각종 기기로 업무를 볼 수 있다. IaaS(서비스형 인프라)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라 클라우드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DaaS)을 취득한 사업자가 단독으로 수주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 현재 이 인증을 보유한 유력 후보는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삼성에스디에스, 가비아 등 5개사다. 이들은 모두 내부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는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의 2파전을 점친다. 최근 유가 상승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는데 사업비는 그대로여서다.
올해 이 사업에 배정된 총금액은 약 127억원으로 사업 기간은 5년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한차례 무산된 후 재공고됐는데 당시 조건은 사업 기간 3년에 사업 금액 76억원이었다. 연간 배분되는 금액은 25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우본 관계자는 "계약 기간을 늘려 초기에 구축한 클라우드 설비를 더 오랫동안 쓸 수 있게 해 수익성을 개선했다"며 "그럼에도 원가가 크게 올라 부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유력 후보였던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응찰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차 공고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하도급 금지' 요건에 발목이 잡혀 불발된 바 있다. 우본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SK브로드밴드의 제품을 최적화해 공동 개발한 방식이 단순 협력이 아닌 하도급 관계라는 유권 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후 차순위였던 NHN클라우드와 협상이 진행됐으나 네이버클라우드가 이의를 제기하며 재공고 절차에 돌입했고 결국 1년 이상 사업이 지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인프라, 플랫폼,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필수적인 DaaS 사업 특성을 무시한 경직된 규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올해 새 공고에는 하도급 금지 조항이 삭제됐다.
다만 이번 사업은 공공 부문 최대 DaaS 사업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아직 초창기인 DaaS 분야에서 다음 사업을 수주할 때 경력으로 내세울 레퍼런스(참고사항)가 될 수 있는 사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사는 이 사업에서 어느 정도 이익이 날지보다는 앞으로 DaaS 사업에 어느 정도로 투자할지에 따라 응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이 DaaS 시장의 향후 판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국가계약법에 따라 이번 입찰에 응찰자가 없을 경우 우본은 사업 내용, 금액 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단독 응찰인 경우 재공고하고, 재공고도 단독 응찰이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