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보급형 스마트폰도 60만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때 30만~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던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차기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37은 전작보다 높은 가격에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전작인 갤럭시 A36의 국내 출고가는 49만9400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갤럭시 A37 판매가가 69만9600원으로 노출되면서 가격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실제 판매가격이 이보다 낮은 59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거론하지만, 어느 경우든 전작 대비 10만~20만원 인상될 것으로 본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갤럭시 A27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롤란드 콴트에 따르면 갤럭시 A27은 유럽 기준 128GB 모델이 349유로(약 61만원), 256GB 모델이 439유로(약 77만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는 전작 대비 각각 50유로(약 9만원), 70유로(약 12만원)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부품 원가 상승이 지속되는 만큼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 전반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DDR5 D램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역량을 AI 서버용 제품에 집중하면서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첨단 공정 기반 칩셋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졌고, 이는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업체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399달러(약 6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부품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제조사들이 보급형 제품군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이 60만원대에 진입하면서 "이 정도 가격이면 차라리 플래그십을 산다"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급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과거보다 약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기준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