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로 못 만든다" 넥슨 강대현, AI 시대 이길 치트키 '맥락 자본'

이정현 기자
2026.06.16 15:13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기조연설. 2026.06.16./사진=넥슨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생성형 AI로 구현이 쉬워진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게임은 구현의 수준이 아니라 맥락의 깊이로 경쟁할 것이라며 맥락이 유저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공동대표는 16일 오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NDC 2026'에서 이같이 말하며 '메이플스토리'를 예로 들었다. 일반 생성형 AI에게 '메이플스토리 캐릭터에 씌울 모자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면 그럴듯한 모자가 나오지만 20년간 쌓은 메이플스토리 데이터를 학습시킨 생성형 AI에게 같은 요구를 하면 더 유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모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스타일 가이드처럼 데이터를 옮길 수 있는 기술은 AI가 앞으로 점점 더 잘하게 될 것이다. 이 한 가지는 인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데이터만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이 있다. 유저와 주고받은 살아있는 관계, 지켜온 시간이 만들어 준 실제 사례 같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강 공동대표는 '맥락 자본'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며 게임 개발자의 장르 이해도와 취향 뿐 아니라 라이브 게임 운영 데이터와 밸런스 노하우, 경제 시스템 등,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커뮤니티, 함께 기억하는 사건과 감정 등이 결합해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는 "이제 AI가 코드를 짜고 그림을 그려주는 시대"라면서도 "데이터 너머에 있는 맥락자본의 깊이 만큼은 프롬프트가 아닌 시간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NDC 2026' 참석자들이 기조강연을 듣고 있다. 2026.06.16./사진=넥슨

강 공동대표는 맥락 자본을 복리로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20년 동안 게임을 만들어도 어떤 스튜디오는 작품을 낼 때마다 깊이가 깊어지는데 어떤 스튜디오는 매번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한다"며 "같은 개발 패턴을 반복하는 단리가 아니라 전작의 경험으로 다음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복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맥락 자본의 대표 예시로 축구를 들었다. 직접 축구를 하는 사람과 중계로 보는 사람, 유니폼이나 축구화를 모으는 사람 등이 같은 생태계 안에서 서로의 경험을 주고받으며 150년의 세월이 복리로 쌓였다고 했다. 그는 "진정한 격차는 재미의 크기보다 경험이 복리로 쌓이는 세계가 있느냐, 없느냐에 의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맥락이 시간으로만 쌓인다면 결국 오래 게임을 운영해 온 큰 회사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로만 들릴 수 있다"며 "복리에서 격차를 만드는 것은 원금의 크기가 아니라 이자율"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팀일수록 결정이 빠르고 유저와의 거리가 가까워서 오늘 배운 것을 내일의 게임에 더 빨리 재투자할 수 있다. 이자율에서는 작은 팀이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AI가 만드는 모자는 세상에 수백만 개가 있다"며 "유저가 보는 순간 미소 짓게 되는 모자는 오직 맥락을 알아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시작점의 크기가 아니다. 복리는 시작이 작아도 금세 커진다. 중요한 건 오늘 쌓기 시작했는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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