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SNS 규제' 나이 확인은 하라는데 기준은 '빈칸'

김평화 기자, 이정현 기자, 이찬종 기자
2026.07.22 04:10

[MT리포트 - 14세 SNS 규제] ②
연령 확인부터 책임 소재까지…제도 설계 '빈칸'
인증 방식·개인정보·우회 가입…남은 과제는

[편집자주] 청소년의 숏폼·SNS 과몰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을 추진한다. 문제는 방법이다. 국내외 플랫폼의 인증 체계와 규제 집행력은 크게 다르다. 해외 선행 사례를 통해 실효성과 개인정보 처리 기준, 우회 가입, 오인 차단 등 문제를 짚어본다.
'14세 SNS 규제' 연령 확인, 무엇이 비어 있나/그래픽=이지혜

정부가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도 연령확인 방식에 대한 관계부처간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 보호라는 방향엔 공감하지만 어떤 개인정보로 연령을 확인할지, 우회가입이나 오인차단이 생기면 누가 책임질지 등 제도의 뼈대는 아직 비어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주요 플랫폼에 청소년 연령확인과 보호조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짧은 영상에 오래 붙잡힌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이다. 그러나 연령확인을 위해 어떤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수집·처리할지 세부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취재결과 방미통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연령확인 방식과 개인정보 처리기준을 두고 별도 협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방향은 제시됐지만 개인정보 처리기준은 방미통위가 구체안을 마련한 뒤 개인정보위의 검토를 거칠 전망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정보통신서비스 관련 정책은 방미통위가 주무부처"라며 "연령확인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처리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검토하고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미통위도 개인정보위와 별도로 협의한 적은 없다고 했다.

개인정보위가 정책방향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정보위는 지난 5월 휴대전화 개통 때 쓰이는 얼굴인증에 대해 "생체정보를 처리할 법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며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얼굴정보를 활용한 연령확인 방식이 도입될 경우에도 비슷한 법적 쟁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방향과 별개로 실제 인증방식에 대한 심사문턱은 낮지 않다는 뜻이다.

연령확인은 휴대전화 본인확인, 신분증 인증, 얼굴정보를 활용한 나이추정 등이 가능한 방식으로 거론되지만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다. 특히 얼굴정보는 민감정보여서 활용하려면 별도의 법적 근거와 필요성 검토가 필요하다.

플랫폼이 정확한 생년월일을 직접 보관해야 하는지, '14세 이상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지도 정해야 한다. 정부는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디지털 신원지갑처럼 실제 생년월일은 넘기지 않고 나이조건을 충족했는지만 확인하는 방식도 검토한다. 확인한 정보를 언제까지 보관하고 언제 파기할지에 대한 기준도 아직 없다.

우회가입 문제도 있다. 허위로 생년월일을 입력하거나 부모·타인명의를 쓰고 여러 계정을 만들어 다시 가입하는 방식은 어떤 인증을 도입해도 완전히 막기 어렵다. 책임의 경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플랫폼이 정부가 요구한 절차를 모두 거쳤는데도 이용자가 남의 명의로 우회가입했다면 그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지, 인증업체를 쓰다가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인증오류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과 인증업체 중 누가 책임질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청소년 보호라는 목표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어떤 인증방식을 택하든 우회가입과 오인차단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과 책임범위, 구제절차를 함께 마련해야 제도가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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