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유럽 대륙을 관통한 개기일식 순간을 한국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우주에서 포착했다.
1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임무운영센터는 12일 오후 5시42분경(현지 시각·한국 시간 13일 오전 2시42분) 유럽 대륙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을 달에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정확히 일직선으로 위치하며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문 현상이다. 개기일식이 발생하면 낮도 밤처럼 어두워진다.
이번 개기일식은 아이슬란드와 스페인 북부에서 약 2분 간 발생했다. 특히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는 태양의 99% 이상이 그림자에 덮이는 현상이 관측됐다. 스페인에서 이같은 규모의 개기일식이 관측된 건 1905년 이후 121년 만이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스페인을 찾은 관광객만 약 8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태양의 최대 96%까지 덮이는 현상이 관측됐다.
이처럼 유럽 전역을 덮는 개기일식은 약 50년 이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기일식이 '세기의 일식'이라 불리는 이유다.
항우연 연구팀은 12일 다누리를 기동해 개기일식 순간을 포착했다. 지구 관측자가 아닌 달의 시점에서 이번 개기일식을 촬영한 첫 모습이다. 다누리는 2022년 발사한 한국 첫 달 탐사선으로, 초속 약 1.6㎞의 속도로 2시간마다 달을 1바퀴씩 돌며 관측한다. 고해상도카메라(LUTI)와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 등을 탑재하고 있다.
다누리는 달의 뒷면에서 앞면으로 이동하며 남극 상공에 접근하던 중, 달 표면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순간을 촬영했다. 사진에는 그린란드 지역을 뒤덮은 '달의 그림자'가 포착됐다. 일부 그림자 영역은 달에 가렸다.
다누리는 앞서 2024년에도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며 발생한 개기일식을 촬영한 바 있다. 지난 5일에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달 서쪽 '아인슈타인 크레이터' 인근에 충돌한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