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는 동의했지만 운전자는?…커넥티드카 속 '개인정보 사각지대'

이찬종 기자, 김평화 기자, 이정우 기자
2026.08.22 06:05

[MT리포트-중국 전기차, 개인정보 이전 논란]③커넥티드카의 '개인정보 사각지대'
계약자와 실제 운전자 간 괴리 발생…'개인정보 사각지대' 우려
'개인정보 국외 이전' 지커 특히 논란, 현대차그룹은 '보완책' 마련

[편집자주]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커넥티드카는 운전자의 목소리를 듣고, 위치와 이동경로를 기록한다. 주행 습관과 차량 상태를 끊임없이 데이터로 만든다. 하지만 이 정보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운전자가 알기 어렵다. 중국 전기차 지커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추적해 한국 운전자의 음성·위치·주행정보가 해외로 이동하는 구조와 규제 사각지대를 살펴봤다.
지커 7X./사진제공=지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진화하면서 차량이 수집하는 위치·주행정보도 급증했지만, 개인정보 동의 체계는 여전히 차주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차주는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했을 수 있어도 차주가 아닌 운전자는 동의하지 않은 셈이다.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인터넷 등 네트워크와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는 자동차다. △원격 제어 △음성 인식 △AI(인공지능) 서비스 △실시간 내비게이션 등 기능이 제공된다. 자동차가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 보니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게 된다. 완성차 제조업체는 각자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이용약관을 두고 이용자의 동의를 받는다.

문제는 계약자(차주)와 실제 운전자가 다를 때 발생한다. 개인정보 수집·활용에 동의한 건 차주인데 수집하는 데이터는 실제 운전자로부터 나오다 보니 괴리가 발생하는 것. 부부나 가족이 같은 차량을 이용하거나 대리운전·발레파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커넥티드카는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차량 관제 회선 수는 총 1104만개였다. 인터넷 회선이 연결된 차량이 1100만대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전년 동월(1003만개) 대비 10.1%, 2023년 6월(746만개) 대비 48.1% 증가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총 차량 대수가 2664만대임을 감안하면 약 40% 이상이 커넥티드카인 셈이다. 커넥티드카의 '개인정보 사각지대'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반기 '지커 7X' 기종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에 시장의 우려가 쏟아진다. 국내 운전자의 실시간 차량 위치, 주차 위치, 주행 경로, 주행거리 등 이동 데이터 전반을 중국 본사와 모회사 지리(Geely) 그룹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지커코리아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두고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게 사실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나 기아, 제네시스 등 국내 완성차 기업은 이런 방식을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이용약관에 명문화했다. 이들은 "(여러 운전자가) 동일한 차량 및 단말장치로 서비스를 공동 사용하는 경우, 수집되는 운행·위치 정보가 누구 것인지를 명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며 현실을 인정했다. 이어 "수집·생성된 정보는 단말 장치에서 선택한 운전자를 기준으로 추정하며, 운전자 선택이 없는 경우 정회원의 정보로 추정한다"고 기재했다.

벤츠는 다른 이용자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경우 디지털 서비스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과 비활성화 방안을 고지하도록 규정했다. 다른 차량 이용자의 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제3자 계정의 접속을 해제하거나 디지털 서비스를 비활성화할 의무도 있다. 이 경우 차주가 주행 전 디지털 서비스 관련 기능이 활성화돼있는지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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