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크럼블'이 데브시스터즈의 구세주가 되고 있다. 쿠키런 원 IP(지식재산권) 사업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지만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으로 활로를 뚫은 모습이다.
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출시한 쿠키런 크럼블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애플 앱스토어 기준 평점 5점 만점에 4.7점을 기록 중이며 지난달 27일 진행한 업데이트 이후 국내 앱스토어 매출 2위에 올랐다.
쿠키런 크럼블은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를 가지고 처음으로 키우기 장르에 도전한 게임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크럼블을 통해 기존 IP 팬덤을 넘어 키우기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층까지 포섭한 것으로 분석한다. 전체 유저 가운데 이전에 쿠키런 시리즈를 경험해보지 않은 유저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쿠키런 크럼블의 흥행 요인으로는 첫째, 빠른 성장 체감과 보상 구조에 쿠키런 특유의 캐릭터성과 전투 연출을 결합한 점이 꼽힌다. 다음으로 낮은 진입 장벽이다. 키우기 장르 특유의 빠르고 간편한 성장 구조를 기반으로 전투와 성장에 필요한 재화와 장비를 제공한다. 스테이지와 퀘스트가 단계적으로 열리도록 설계해 콘텐츠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통한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구조다.
세 번째로 쿠키·펫 조합에서 느끼는 전략성이다. 게이머는 최대 12종의 쿠키를 편성해 각 전투 콘텐츠에 적합한 덱(카드 묶음)을 구성한다. 쿠키의 스킬과 속성, 펫과의 시너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깊이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는 간편한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부터 심도 있는 조합과 덱 빌딩을 즐기는 유저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이 밖에도 가볍고 코믹한 세계관으로 게이머를 사로잡는다. B급 감성을 표방하며 상대적으로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를 다루며 익숙한 쿠키를 색다르게 재해석한 얼터너티브 쿠키를 채택해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을 확장한 것도 주효했다.
쿠키런 크럼블은 데브시스터즈에 중요한 게임이다. 이 회사는 4분기 연속 영업손실로 경영 위기 상태다. 비상 경영 체제 전환을 선포한 데브시스터즈의 경영진은 보수를 받지 않겠다면서 주요 임원진의 보수도 50% 삭감했다.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비용을 엄격히 관리하고 필수 직무 외 신규 채용도 중단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2분기에도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쿠키런 크럼블의 초기 매출 성과만 놓고 보면 하반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23년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키우기'로 8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넷마블은 이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여러 신작을 흥행시키며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IP가 가진 강점을 방치형 RPG의 문법에 맞게 재해석하며 특정 성공 공식에 머무르지 않는 IP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