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갈수록 비싸지는 차세대 칩 '베라루빈'…정부, 대당 275억에 공급

김소연 기자, 민동훈 기자
2026.09.05 08:00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두의 AI 프로젝트 착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칩 플레이션' 속 엔비디아가 내년에 선보일 차세대 베라루빈 칩 가격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내년에 베라루빈 랙을 1대당 275억원에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AI(인공지능) 3강 도약을 위해 정부가 비싼 비용을 감당하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글로벌AI프론티어랩' 사업설명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GPU 서버 확충 예산으로 3조8500억원을 배정받았다.

구체적으로 베라루빈 NVL72 서버 랙 140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1대당 가격은 275억원으로 잡았다. 앞서 외신에서 예상한 것보다 높은 금액이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일반적인 베라루빈 NVL72 랙의 비용을 910만달러(약 123억원)로 예측했다. 번스타인은 당시 HBM(고대역폭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GPU 가격이 크게 비싸질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GPU 가격이 더 올랐고 엔비디아는 최근 고객사에 15%대 인상을 예고했다.

엔비디아의 베라루빈 랙 NVL72 사진./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처

NVL72 랙은 1대당 루빈 GPU 72개, 베라 CPU(중앙처리장치) 36개로 구성된다. 이외 NV링크 6(스위치), 커넥트X-9 슈퍼 NIC, 수랭식 냉각 시스템 등도 탑재된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서버 가격은 GPU와 CPU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HP, 델 등 OEM 서버 제조사별로 구성 방식과 가격이 상이하다"면서 "전체 서버 세트에 네트워킹 장비, 쿨링시스템, 데이터 스토리지 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보도된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에 우호적인 만큼 가격이 특별히 높게 책정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예산안 브리핑에서 해당 금액을 모두 베라루빈 약 1만장 규모를 확보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버 140대를 확보하면 루빈 GPU 숫자는 총 1만80장이다. 다만 내년 베라루빈 물량이 부족하면 일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확보한 GPU는 AGI(범용인공지능) 등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 쓰인다.

이정헌 의원은 "국가의 생존이 걸린 AI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부가 과감하고 선제적인 결단을 내렸다"며 "고비용의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최첨단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AI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GPU 투자 의지를 적극 환영하며 이번 베라루빈 랙 도입이 대한민국 AI 산업의 획기적인 도약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지도록 당 차원에서도 모든 정책적·예산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최신 GPU 확보 노력은 최근 '미토스' 등 AI가 국가 자산화되는 흐름 속 이뤄졌다.

배경훈 부총리는 지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미토스급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라 루빈' 1만장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AI 3대 강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이 정도 투자는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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