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해커톤' 비개발자도 도전장… 밤새 AI 붙잡고 씨름

김소연 기자
2026.09.14 04:05

'본선행' 12개팀, 이틀간 경쟁
업무용 AI에이전트 직접 제작
안전관리 등 현업문제 풀어내

LG유플러스 임직원 대상 해커톤에 참가한 직원들이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와~다했다!"

지난 11일 오전 8시30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지하 1층 강당. LG유플러스 임직원 대상 해커톤(개발자·디자이너·기회자 등이 팀을 이뤄 제한시간 내에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회)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박수 소리가 들렸다. 흰색 단체티를 맞춰 입고 전날부터 날을 꼬박 샌 해커톤 참가자들이었다. 졸린 눈을 손으로 비비기를 수십 번, 얼굴엔 다크서클이 짙어 보일 정도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과제제출의 성취감까지 가릴 순 없었다.

현장 안전관리를 위한 '세이프티 에이전트'를 만든 '헥사곤' 팀장 한건희 사원은 "현장은 15m 높이의 전봇대에 오르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큰데 체크리스트 항목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어 휴대폰에서 구동되는 안전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만들었다"면서 "비개발자들이 모여 충분히 성과를 냈다는 것만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날을 샌 후유증에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표정만은 밝았던 그는 이날 내외부 심사단이 동시에 선정한 MVP로 뽑혔다.

대구·경북 영업팀으로 구성된 '잡도리' 팀은 주기적으로 보내는 KPI(핵심성과지표) 평가를 AI로 자동화하는 에이전트를 냈다. 팀의 모토는 'We do it too, Just do it'(위 두 잇 투, 저스트 두 잇)으로 '개발자 아닌 우리도 한다'는 뜻이다. 김만호 경북영업지원팀 책임은 "비개발자여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개인평가 순위를 매기고 단점분석을 시키니 AI 윤리에 걸려 작동이 안되더라. 조언용이라고 설득했다"고 웃었다.

지난 10~11일 이틀간 진행된 해커톤은 LG유플러스가 전사 구성원의 AX(AI 전환) 역량을 강화하고 AI 활용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진행한 'AXtival'(엑스티벌) 행사의 백미다. 올해 해커톤은 총 63개팀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아이디어 참신성 등으로 선발한 12개팀만 본선에 참여했다. 사내 업무환경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코파일럿부문'과 활용도구의 제한 없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자유부문'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했다.

최우수상은 '브랜드 기억형 AI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만든 '4CAI' 팀에 돌아갔다. 이 팀은 LG유플러스의 '심플리 거버넌스 가이드'를 기반으로 사내공지나 마케팅 문구 등을 자동제작하는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4CAI 팀의 이성택 디지털통합CX팀 책임은 "보안이슈가 있어 외부 AI를 못 쓰는데 AI로 LG유플러스 문화에 맞는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데이터를 바탕으로 AI에 페르소나를 부여, 'AI 고객자문단'을 만든 'QQQ' 팀은 '코파일럿부문' 우수상을, 현장 엔지니어가 음성만으로 출동보고를 완료하게 해 안전사고의 위험을 줄인 '세이프 보이스 에이전트'의 '워키토키' 팀은 '자유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전병기 LG유플러스 AI R&D센터장(전무)은 "AI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지만 현업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노하우는 여전히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이번 해커톤에서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업무에 적용해 많은 혁신사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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