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99% 이상 처리하고 암모니아에서 순도 99.99%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산업 현장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수소 생산 효율과 설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국내 연구진의 기술이다.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이 개발한 탄소중립 관련 기술들이 소개됐다. 전시장에는 반도체 온실가스 처리부터 수소 생산, 산업용 전기집진장치까지 다양한 연구 성과가 전시됐다.
눈길을 끈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처리 기술이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는 아산화질소(N₂O), 삼불화질소(NF₃), 과불화탄소(PFCs) 등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스가 배출된다. 일부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영향이 훨씬 커 배출량 감축이 중요하다.
에너지연은 이들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NOx), 입자상 물질을 동시에 처리하는 통합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N₂O와 반도체 공정가스인 CF₄를 각각 99% 이상 처리하는 성능을 확보했다. 여러 오염물질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해 설비 효율을 높이고 처리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수소 생산 기술도 소개됐다. 암모니아를 분해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압력변동흡착공정' 기술이다. 암모니아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와 질소, 미반응 암모니아, 수분을 분리해 순도 99.99% 이상의 수소를 얻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암모니아 제거와 질소 제거 등을 위해 별도의 정제 장치가 필요했다. 에너지연은 단일 흡착공정으로 여러 불순물을 동시에 제거하도록 설계해 설비 구성과 운전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시간당 100N㎥ 규모의 고순도 수소 생산을 위한 시스템 성능평가와 신뢰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화재 위험을 낮추는 기술도 전시됐다. '저에너지 습식 전기집진기술'은 배기가스에 포함된 오일 입자와 수분 등을 전기적 힘으로 포집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전기집진장치는 가연성 물질이 쌓일 경우 화재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에너지연은 전기습윤현상을 활용해 집진부에 액체를 공급하고 화재 위험을 줄이면서 에너지 소비도 낮추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시험 결과에서는 입자 크기와 운전 조건에 따라 90~99%대의 집진 효율을 기록했다. 특히 기존 집진장치의 화재 위험과 유지관리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