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둘러싸고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가 맞섰다. 자영업자들은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 플랫폼 비용을 주문금액의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라이더들은 배달비까지 묶어 상한을 적용하면 결국 자신들의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2만원짜리 주문에 업주 부담 배달비가 3400원이면 배달비는 주문금액의 17%에 달한다. 총비용을 15% 안팎으로 제한할 경우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더라도 상한을 넘어서는 셈이다.
서울·인천·경기 지역 라이더 약 300명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관련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같은 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소상공인·시민사회단체는 국회에서 '플랫폼 민생입법 촉구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온라인플랫폼법과 음식배달플랫폼법, 상생협력법 등 이른바 '3대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양측 모두 '생존권'을 내세우지만 해법은 정반대다. 자영업자들은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쿠폰·프로모션 비용 등을 합치면 음식 판매 후 실제 남는 돈이 크게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업주가 플랫폼에 부담하는 전체 비용에 상한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계약서 교부 의무화와 중개수수료·광고비 개선, 배달비 기준 마련, 소상공인 단체협상권 보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라이더들이 문제 삼는 것은 상한제에 '배달비'까지 포함하는 방안이다.
배달비는 플랫폼의 중개 서비스 대가와 달리 실제 배달을 수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배달거리와 소요시간, 지역, 날씨, 라이더 수급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음식 가격이 1만원이든 3만원이든 이동 거리와 시간이 같다면 필요한 배달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구조다.
반면 총비용 상한은 주문금액에 비례한다. 예컨대 업주 부담 배달비가 3400원일 경우 2만원 주문에서는 17%지만 3만원 주문에서는 약 11.3%다. 동일한 배달을 하더라도 음식 가격에 따라 규제상 허용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배달업계에서는 배달앱 평균 주문금액이 2만~2만5000원 수준인 만큼 소액 주문에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총비용을 15%로 묶으면 플랫폼이 중개수수료를 줄이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배달비나 소비자 부담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이 이러한 손실을 무한정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주문금액을 높이거나 소비자 부담을 추가하고, 라이더 보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수수료를 낮추려던 규제가 소비자 부담 증가와 라이더 소득 감소, 배달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