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4곳 중 1곳 수강신청 '0'…"의료현장 심각한 위협" 의교협 성명

정심교 기자
2025.03.04 13:38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일인 4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도서관이 텅 비어 있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수강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수강신청 인원이 0명인 의대는 전국 40곳 중 10곳에 달했다. 2025.3.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지난해 의대증원책에 반발, 휴학계를 내고 떠난 의대생 상당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이하 의교협)가 4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 의료의 질 유지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이미 의료현장에서는 심각한 위협을 직면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의교협은 성명서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따른 대규모 학생 휴학, 의대 학사운영의 대혼란으로 인한 의학교육 시스템의 붕괴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표한다"면서 "올해 1학기에도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복귀 시점이 2학기 이후로 늦어지면 2년째 의사 배출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2026학년도 1학년 의대생 수는 1만2000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불가능해지고, 의사 양성이 지연되면 졸업 후 의학교육인 전공의 수련(인턴·레지던트 수련)에도 2년 공백이 생기고, 전문의 배출과 군의관·공보의 수급 등에 연쇄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게 의교협의 주장이다.

이들은 "학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는 조속히 이뤄져야 하며, 추락하는 한국의료를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은 요원해보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대 수강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 의과대학 40곳 중 10곳은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 4학년까지 아무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국립대 의대 9곳의 개별 수강신청 현황을 보면 의예과 1학년 852명은 수강신청을 마쳤다. 이들 9개교의 신입생 수는 1244명이다.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자 일부 대학은 개강을 2~8주 늦추기도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가톨릭대·강원대·고신대·울산대는 의대생들에게 개강 연기를 공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전국 의과대학 학·원장회의에서 의교협의 회원단체이자 의과대학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의대협회)는 '2025학년 학사 정상화 방안'을 의결했다. 이들은 해당 방안에서 학생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세 가지 항목을 언급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전달해 수용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협회가 정부에 내건 세 가지 항목은 △2026년 의과대학 정원은 2024년 정원(3058명)으로 재설정하여야 한다는 것 △2027년 이후 의대 총정원은 의료계와 합의해 구성한 추계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향상하기 위해 의학교육 관련 제도·행정·재정에 대한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책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교협은 "회원단체(의대협회)의 의견을 수렴해 의대협회의 의결사항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는 의료계의 절박한 요청이자 마지막 기회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학생 복귀와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가 지체 없이 이뤄지도록 정부 책임자의 성의있는 결단과 의과대학 총장협의회의 즉각적인 수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한국의학교육협의회 소속 단체로는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국의학교육학회 △대한기초의학협의회 △의학교육연수원 △국립대학병원협의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등 8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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