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발표한 중장기 의사 수 추계 결과를 두고 의사 집단의 반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자·시민·노동단체가 모여 "의사들이 또다시 여론전으로 이기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5일 공동 입장을 통해 "과학의 언어를 빌려 직역 이익을 관철하려는 공급자 측의 반복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의료계가 자신들이 참여한 추계 절차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결과를 흔드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밝혔다.
앞서 추계위는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기초모형 기준 추계 결과 △2035년엔 총 1535∼4923명 △2040년엔 5704∼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란 결론을 발표한 바 있다. 사실상 의과대학 증원이 불가피하단 결론이 나오면서 의사들은 "근거와 자료가 부족한 졸속 추계"라고 비판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의료계는 추계위 과정에선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정과 변수를 끝까지 밀어 넣어 추계의 하한을 낮추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놓고 이제 와선 근거가 없다며 결과 전체를 흔드는 전형적인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과학을 무기 삼아 정책 결정을 무력화하고 결국 증원 자체를 좌초시키려는 정치적 방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계위는 출발부터 공급자 측이 과반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였다"며 "그럼에도 의사단체가 위원회를 '정치적이다' '근거가 없다' 등의 말로 공격하며 자신들이 참여한 논의 구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책임 회피이자 피해자 코스프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추계위가 다루는 문제의 밑바탕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 핵심 의제"라며 "의사 집단이 정치적 논쟁으로 몰아 절차를 흔드는 행위는 직역 이기심으로 국민의 삶을 흔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의사 집단이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의대 증원 반대 근거로 제시하는 것을 두고도 비판을 이어갔다. 연대회의는 "AI로 절감되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은 환자 안전, 충분한 설명, 다학제 협진에 사용돼야 한다며 "AI 생산성 관련 시나리오가 (의대) 증원 회피의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의대 정원 최종 결정에 대해선 "정원만 늘리고 근무·교육·지역 인프라를 방치하는 방식은 또 다른 불평등을 낳는다"며 "확대된 정원이 지역 필수 공공의료 분야에 배치될 수 있도록 종합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