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7월부터 시행을 예고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이 일부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업계 의견을 듣고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도입을 검토 중이다.
27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에 약가제도 개선안 관련 "큰 틀은 변하지 않겠지만 업계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약간의 수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업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업계와 소통하면서 더 합리적인 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약가제도 개선안의 주요 내용은 일부 복제약(제네릭) 가격의 최대 25% 인하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는 수익 감소와 연구개발(R&D)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된다며 반발한다.
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주요 내용은 2012년 일괄 인하했던 약 중 오리지널(원조) 약값 대비 45%~53.55%인 복제약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40%대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부 복제약 가격은 기존 대비 최대 25% 떨어지게 된다. 이 계획대로 단계적으로 약가를 인하할 경우 연평균 약 2500억원, 4년간 1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될 것이란 게 복지부 추산이다.
복지부는 이렇게 절감된 재정을 희귀질환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 퇴장방지의약품 원가 보전 등에 쓸 계획이다. R&D를 많이 하거나 의약품 수급 안정에 기여한 제약사의 복제약 가격은 약가는 더 높인다. 이를 통해 복제약 중심의 제약산업 구조를 신약 개발 중심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다음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하고 이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당장 수익이 줄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지 못하게 되고 고용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발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등 5개 단체가 공동 구성한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약가제도 개편안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노연홍 비대위 공동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약가제도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며 "강행 시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이번 개편안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개편안 시행의 일정 기간 유예도 요청했다.
윤웅섭 비대위 공동비대위원장(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일동제약 대표)은 "약가 개편안은 국내 제약산업 미래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면서 "상위 10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은 4.8%, 순이익률은 3% 수준에 불과하며, 개편안은 높은 약가 품목 우선 추진을 표방하고 있으나 신규 등재 약가 인하, 주기적인 약가 조정 기전 등으로 인해 40%로 귀결될 것으로 보이는 바, 이로 인해 연간 최대 약 3조6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 수익 1% 감소 시 R&D 활동이 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설비 투자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제약바이오 5대 강국'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 또한 요원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제약사 노조위원장들도 비대위가 지난 22일 개최한 노사 현장간담회에서 약가 개편으로 수익 악화와 인원 감축, 고용 불안 등이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또 약가 인하 추진을 중단하고 사회적 협의체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노연홍 비대위원장은 혁신형 제약기업 지원 시 R&D 비율에 따른 차등을 없애고 약가 우대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