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비만약 키워드 '아밀린'… 글로벌 임상 러시, 한국은 잠잠

김선아 기자
2026.01.29 04:05

로슈, 병용요법 임상 본격화… 화이자도 병용 임상1상 진행중
파이프라인 M&A 경쟁 후끈… 韓, 디앤디파마텍 사실상 유일

아밀린 유사체 기반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그래픽=임종철

로슈가 비만치료제 개발에서 진전을 보이며 아밀린 유사체 병용요법 임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밀린 유사체 영역은 지난해부터 다수의 기술이전이 이뤄지고 후기임상도 늘어 차세대 비만약 R&D(연구·개발)의 핵심 트렌드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를 개발하는 곳이 드물어 글로벌 비만약 트렌드의 한 축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로슈는 지난 27일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CT-388'의 임상2상 톱라인(주요지표) 결과를 발표했다. CT-388은 같은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IP(위억제펩타이드) 이중작용제인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비슷한 효능과 내약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가 검토 중인 CT-388과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 병용임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밀린 유사체는 GLP-1 계열 약물과 병용하면 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졌다.

노보노디스크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빅파마(대형제약사)는 아밀린 유사체를 개발한 경험이 많지 않다. 이에 빅파마들의 아밀린 수용체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은 기술이전을 통해 활기를 띤다.

로슈의 페트렐린타이드도 지난해 3월 질랜드파마로부터 최대 52억5000만달러(약 7조4702억원)에 도입한 물질이다. 애브비도 지난해 구브라로부터 'GUB014295'를 최대 22억2500만달러(약 3조1650억원)에 들여왔다. 화이자는 멧세라를 100억달러(약 14조2250억원)에 인수하며 아밀린 유사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국내에서 아밀린 유사체 개발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디앤디파마텍이 사실상 유일하다. 디앤디파마텍은 2024년 멧세라와 체결한 추가 기술이전 계약으로 현재 화이자와 경구용 아밀린 유사체 'MET-AMYo'(DD07) 등을 공동개발한다.

화이자는 현재 월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아밀린 유사체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병용하는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장기지속형 비만약 영역에선 펩트론, 지투지바이오, 인벤티지랩 등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각축을 벌인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플랫폼 기술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이미 허가받은 비만치료제에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확보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입증하고 특허를 출원하는 방식으로 R&D를 진행 중이다.

한 국내 바이오테크 사업개발(BD)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나 만성질환 치료제의 투약주기를 늘리는 것에 대한 빅파마들의 니즈는 분명하지만 GLP-1 계열에 생분해성 고분자(PLGA) 미립구 기술을 적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라며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 비만약에 다수의 국내 기업이 뛰어들었는데 사업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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