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재난 같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걱정되는 게 곰팡이 감염병이다. 공기 자체도 습하지만, 피서지에서 물놀이로 젖은 옷을 오래 입거나 땀을 흘리는 행위도 곰팡이에겐 번식하기에 좋은 천국과 다름없다. 특히 사람의 피부를 감염시키는 곰팡이는 종류에 따라 유발하는 부위·병·증상이 다 다르다. 여름철 3대 곰팡이 질환인 △무좀 △어루러기 △칸디다성 질염의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무좀(발 백선)은 피부사상균(곰팡이 일종)에 감염된 발에서 생기는 피부병이다. 때로는 손에도 비슷한 병변이 발생하며, 손톱·발톱으로도 곰팡이가 침범하기도 한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가 피부에 직접 닿았거나 수영장·공중목욕탕에서 곰팡이가 묻어있는 발수건·신발·바닥 등에 접촉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무좀 환자의 인설(살비듬)에는 곰팡이가 득실거린다. 실제 목욕탕에서 무좀 환자가 맨발로 걸어 다니다가 발에서 떨어져 나온 인설이 그 길을 맨발로 지나간 다른 사람의 발로 옮겨가 전염시키는 사례가 적잖다.
무좀이 꼭 발에서만 생기는 건 아니다. 발 무좀은 전체 백선의 23.2~48.1%를 차지할 뿐, 나머지는 발생 부위에 따라 △머리△몸통 △사타구니 △턱수염·콧수염(수발 백선) △얼굴 △손 손△손발톱 등에서도 무좀(백선)이 생길 수 있다. 곰팡이는 축축한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는데, 여름철 환부의 습도가 높아지면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무좀은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치료해야 한다. 항진균제 연고는 스테로이드호르몬 제제와는 달리 상당 기간 발라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발 무좀을 예방하려면 하루 1회 이상 발을 깨끗하게 씻어야 하며, 발가락 사이까지 잘 말려서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낡은 신발, 남이 신던 신발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
발 무좀 환자는 팬티를 입을 때 자칫 발 무좀이 사타구니로 옮을 수 있으므로 발이 팬티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타구니 무좀을 막으려면 사타구니의 잦은 물 접촉, 뜨거운 샤워, 잦은 비누칠, 화학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사타구니 때를 미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독자들의 PICK!

목·가슴·등·겨드랑이 등 땀이 많이 나는 상반신 부위에 다양한 크기의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겼다면 어루러기(전풍)를 의심할 수 있다.
어루러기는 곰팡이 일종인 '말라세지아 푸르푸르(Malassezia furfur)'라는 효모균이 피부 각질층에 과다 증식하면서 나타나는 피부 질환이다. 이 균은 정상인의 피부에 상시 존재하다가 피부 산성도(pH)가 변화해 저항력이 약해지거나, 덥고 습기가 많은 환경이 되면 증상을 일으킨다.
모낭을 중심으로 버짐 같은 각질이 생겨서 동전 모양처럼 보이다가 합쳐져 커질 수 있다. 병변은 갈색·황갈색·회백색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려운 증상은 없거나 가벼울 수 있다.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는 백반증과 유사한 탈색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반점이 주로 여름에 생기는데, 한번 걸리면 여름마다 재발하기 쉽다.
말라세지아는 사람의 지방 성분을 좋아하며, 인체 중에서도 상반신 모낭에 들어있다. 사람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축축한 환경이 되면 과다 증식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노동자, 운동선수, 임산부, 피지 분비가 왕성한 20~30대 젊은 층에서 어루러기가 많이 나타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하다.
어루러기를 치료하려면 처방된 항진균제 연고를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바르면 된다. 먹는 항진균제도 있다. 대부분 2주 안에 치료된다. 평소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인 사람은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는 게 권장된다. 땀이 나면 옷을 갈아입고 자주 씻어 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샤워한 후에는 몸을 잘 말려야 한다. 어루러기가 자주 재발하면 시판되는 항곰팡이 샴푸를 이용하는 게 도움 될 수 있다.

여성의 외음부가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렵거나 따끔거린다면 칸디다성 질염을 의심할 수 있다. 칸디다성 질염은 곰팡이 일종인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가 여성의 습한 음부에 서식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부인과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흰색 치즈 조각 모양의 질 분비물, 외음부 소양감, 작열감, 성교통, 배뇨통 등이다. 질 분비물, 외음부·질의 홍반·부종이 진찰 소견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뇨병 △항생제 사용 △에스트로겐이 증가하는 상황(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은 경구피임약 사용, 임신, 에스트로겐 사용 등) △면역력 약화 △유전적 소인 등이 칸디다성 질염과 연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에서 칸디다 알비칸스가 발견되면 항진균제 질정을 질에 넣거나 먹는 항진균제를 복용하는 식으로 치료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항진균제를 투여하면 3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환자의 5%에서 재발성 칸디다 질염이 생긴다.
질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곰팡이가 과다 증식하면서 칸디다성 질염을 유발하기 쉽다. 특히 △여름철 외음부가 계속 습한 여성 △물이 오염된 수영장 해수욕장에 몸을 오래 담근 여성 △젖은 수영복을 오랜 시간 착용한 여성 △생리대를 장시간 교체하지 않은 여성에게 칸디다성 질염이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