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평균 668명의 의과대학 증원안을 확정했다. 의대 정원 결정 논의에 참여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은 정부가 "의료계의 합리적 수정안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면서도 추후 실질적 대책안 등을 요구하며 일단은 숨 고르기에 나선 분위기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10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앞서 이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확정한 '연평균 668명 증원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결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향후 모든 혼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는 의협의 합리적 대안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정심은 이날 7차 회의에서 2027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총 3342명 확대, 연평균 668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는 안을 확정했다. 증원 대상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의대 32곳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3058명)보다 490명 증원된 3548명, 2028~2029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 대비 613명 늘어난 3671명이다. 2030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 신입생 정원(각 100명)을 반영, 연간 증원 규모가 813명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5년간 누적 증원 규모는 3342명, 연평균 668명의 인력이 추가 양성된다.
의협은 이날 정부에 △의학교육 정상화 △현실적인 의대 모집인원 산정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전면 개편 △필수 의료 대책 실행 등 크게 다섯 가지 내용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교육부는 즉시 각 의대 전수조사에 착수해 실제 교육이 가능한지 직접 확인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모집 인원을 다시 산정하라"며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 인력 추계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기피과 문제 해결 등 필수 의료 관련 실질적 대책을 강구할 것도 요구했다.
보정심 공급자 측 대표 위원으로 참여해 온 김 회장은 이날 정부가 내년 증원분을 490명으로 한 뒤 이듬해부터 증원 규모를 늘리는 것을 두고, 결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회의 도중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의협은 의대 교육 여건상 수용 가능한 증원 규모를 기존 정원의 10% 수준인 약 350명으로 정해뒀지만, 이후 보정심 논의에서 나온 '2027학년도 490명 증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받아들이겠단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증원 규모가 확대되자 이에 대해선 수용이 어렵단 뜻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현실적으로 정부 제시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의협 판단에선 350명(연간 증원 규모)가 교육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정부가 대안으로 490명을 제시했다면 그다음(증원분)도 490명이란 숫자에서 대략 예상할 수 있는 숫자여야 했다"고 말했다. 2028년부터 적용되는 613명의 증원분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만 의협은 이날 정부 결정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앞서 내부적으로 거론된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안에 대해선 사실상 선을 그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협의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해선 내부에서 많은 의견을 모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총파업 등)집단행동을 먼저 고려하기보다 일단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