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준수율 낮아

박미주 기자
2026.02.12 12:00

폐동맥고혈압 환자 치료 양상 5년간(2018년~2023년) 추적 관찰 결과, 발병 후 3년 내 생존율은 87%
위험도 분석 시 저위험군 비중은 '진단 시 36%' → '3년 후 66%'로 개선
가이드라인 준수율은 '초기 16%' → '3년 후 26%'로 낮은 수준…국내 폐동맥고혈압 진료지침 적극 활용 필요

사진= 질병청

의료현장에서 폐동맥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비율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 기준 개정,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5년간(2018~2023년)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추적 관찰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생존율 분석 결과 1년과 3년 전체 생존율은 각각 96%와 87%였다. 국제적으로 보고된 레지스트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 환자 코호트의 생존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위험도 분석 결과 최초 진단 시 62%에 달했던 중등도 위험군 환자 대다수가 치료를 통해 저위험군으로 이동하면서 저위험군 비중이 초기 36%에서 3년 후 66%로 증가했다. 다만 고위험군 비중은 2%에서 3년 후 8%로 소폭 증가해, 일부 환자에서는 여전히 질환이 진행되고 있었다.

치료법 분석 결과 초기 진단 시 한 가지 약만 사용하는 단일요법 치료 비중은 58%, 두 가지 이상 약을 함께 사용하는 병합요법(2제 및 3제) 치료 비중은 26%였으나, 3년 추적 시 병합요법 치료 비중이 50%로 늘어 관찰 기간동안 뚜렷한 전환이 확인됐다.

3년 추적 시점에서 병합요법으로 전환하지 않고 단일요법만으로도 저위험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가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IPAH) 환자의 33.3%, 연관성 폐동맥 고혈압(APAH) 환자의 47.8%에 달했다. 이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전략을 적용하기보다는 초기 위험도와 치료 반응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맞춤형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가이드라인 준수율 분석을 통해 표준화된 진료기준 마련의 필요성 또한 확인됐다. 유럽심장학회, 유럽호흡기학회는 위험도 층화를 통해 폐고혈압환자의 맞춤형 치료를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2022년 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조사한 결과, 초기 진단 시 기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는 16%에 불과했다. 3년 추적관찰 기간 중에는 26%로 소폭 상승했으나 나머지 74%의 환자는 여전히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는 외국의 가이드라인이 국내 의료 환경(보험급여 체계 등)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은 대한폐고혈압학회와 함께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폐고혈압 진료지침을 제정·발표했다. 해당 지침은 환자의 위험도 평가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해 임상현장에서의 일관된 진료를 돕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정욱진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연구 결과 환자들의 위험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 가이드라인 준수율이 낮으며, 이는 주로 제도적 한계에서 기인한다"며 "2025년 제정·발표된 대한폐고혈압학회 폐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른 심평원의 보험 기준 개정이 우선 되어야 하고,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진료 현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제정된 국내 폐고혈압 진료지침이 임상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대의료진 교육·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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