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를 잡기 위한 3번째 5개년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2번째로 많은 우리나라는 항생제 내성균 위험이 큰 편이다. 정부는 항생제 적정 사용, 내성균 확산 예방의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고기, 야채 등 식품을 통한 항생제 노출 예방에도 힘쓴다.
질병관리청은 25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식품부·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농촌진흥청 등 7개 부처와 공동으로 수립한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공개했다.
항생제 내성은 노출에 비례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튀르키예 다음으로 많은 항생제를 쓴다. 정부가 '사용량 관리'에 나서는 배경이다. 항생제를 꼭 써야 하는지 의사·약사가 집중 모니터링하는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시범사업을 내년까지 170개 종합병원(301병상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후 본사업 전환을 추진한다.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은 감염 전담 관리자를 두기 어려운 만큼 지역별로 선도병원을 지정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중소병원의 ASP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9년 이후 요양병원 인증 기준에 ASP 항목을 신설도 검토한다. 폐렴 등 자주 발생하는 질환은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보급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적정 처방이 이뤄지게 지원한다.
항생제를 써야 하는 감염병을 줄이는 '예방 중심 전략'도 병행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기관 이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이하 CRE)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다. 2021년 2만3000여명에서 2025년 4만9000여명으로 2배가 넘게 증가했다.
고령 환자가 많아 더욱더 치명적이라 각 의료기관은 CRE를 '최우선 관리 대상'으로 격리 병상 확보 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요양병원 등은 환자를 격리하거나 인력 부족으로 처치 역량을 집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정부는 각 지자체가 CRE 감소를 주도하도록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비를 지원해 시도별로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CRE 조기 진단과 소모품을 지원하는 등 감염 확산을 선도적으로 예방할 방침이다. 올해 3개 시도, 32개 의료기관에 지원을 시작해 2029년까지 의료기관 수를 150개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농·축·수산 분야는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및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을 개선해 항생제 사용량을 산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동물용 항생제 32종, 136개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평가하고 축사 시설 100개소의 현대화 지원을 통해 환경을 개선, 방역 역량을 향상할 예정이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생제 내성 관리는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긴 호흡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감염예방관리료의 적용 대상을 대형병원에서 요양병원까지 확대하고, ASP를 도입하는 등 정부 예산 지원이 본격화하는 것은 감염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