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황은태씨(38·가명)는 최근 두피와 팔다리 부위에 생긴 피부염 때문에 고민이 많다. 원래도 피부가 유독 민감한 그는 봄철이 되면서 피부가 화끈거리고 극심한 가려움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황씨는 "병원에서 받은 연고를 발라도 가려움증이 쉽게 나아지진 않고 있다"며 "긁는 게 증상을 악화시킨단 건 알지만 참고 버티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온이 급변하는 환절기가 되면서 피부 알레르기 질환이 악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온도 변화와 함께 황사·꽃가루·자외선 증가 등으로 피부 면역 체계가 비교적 쉽게 무너질 수 있어서다. 겨울철 건조해진 피부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일수록 염증 반응이 심해질 수 있어 면역 개선과 보습 등에 유의해야 한다.
봄철 피부염을 악화하는 요인은 크게 꽃가루, 황사·미세먼지, 자외선의 세 가지다.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꽃가루가 대기 중 대량으로 떠다니며 피부를 자극해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작은 먼지 입자도 피부 모공을 막아 염증을 유발한다. 겨울철 약한 자외선에 익숙해진 피부가 봄철 강해진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햇빛)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 알레르기는 단순히 '피부가 예민한 것'이 아닌 면역 과민반응이 피부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접촉 피부염과 아토피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 피부 알레르기 환자는 기온이 오르는 봄철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월별 환자 수 추이를 보면 2024년 2~4월 접촉 피부염 환자 수는 57만9119명에서 74만1994명으로 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도 14만3920명에서 15만9252명으로 1만명 이상 늘었다.
접촉 피부염은 꽃가루·화장품·생활 화학제품 등 피부를 자극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과 닿았을 때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다. 노출 부위에 수포(물집)나 부종,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피부에 붉고 습하며 기름진 딱지가 붙고 극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두드러기의 경우 벌레에 물렸을 때처럼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게 특징이다.
가장 피해야 하는 건 긁는 행위다. 염증 부위를 긁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상처를 통해 손끝 세균이 침투하면서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긁는 자극은 비만세포를 활성화해 히스타민(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에 관여하는 화학물질) 분비를 늘리며 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가려움증이 나타났다면 냉찜질로 응급처치해야 한다. 찬물에 적신 수건을 5~10분간 염증 부위에 올려두면 피부 온도를 낮추고 혈관을 수축시켜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장벽 기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항 가려움증 연고 및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를 장기간 오남용할 경우 피부 위축, 혈관 확장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는 "(염증)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하게 퍼질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봄철 피부 알레르기는 조기에 원인을 알고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봄 전부터 보습 관리를 강화하고 증상 나빠지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만성화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