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 만의 복제약(제네릭) 가격 인하가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약값을 내려 현재 오리지널(원조) 약값 대비 53.55%인 복제약과 특허만료 의약품 가격을 45%까지 낮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오는 7월13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하고, 오는 8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기등재 복제약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5%로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복제약에 적용되는 약가 산정률은 85%에서 80%로 내린다. 기준요건을 모두 충족한 복제약은 45%, 일부 기준 충족 복제약은 36%, 모두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29%의 약가가 각각 산정된다. 계단식 약가의 경우 13개 이상 등재시 최저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약가 신청제품과 기등재된 동일제제 품목 숫자 합계가 14개를 넘어가면 가산기간이 끝났을 때 산정금액의 85%로 상한금액이 정해진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 퇴장방지의약품 지원 등의 기준도 정했다. 기준요건을 모두 충족한 의약품 중 혁신형 제약기업 품목은 60% 약가가 가산된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이나 수급안정 선도 제약사 품목의 가산률은 50%다. 수급안정 선도 제약사는 등재 약제 중 퇴장방지의약품 비율 또는 청구액 비율이 20% 이상인 기업이다.
퇴장방지의약품 지원은 강화한다. 퇴장방지약 지정기준을 내복제 578원, 내복액상제 최소단위당 44원, 외용제 3080원, 주사제 5783원으로 정했다.
수급 안정에 기여한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가산 조항도 신설됐다. 안정적 공급 이행도, 국가필수의약품, 단독등재의약품, 저가의약품, 국내생산 원료 사용, 전년도 연간 청구금액 5억원 미만, 법정감염병 치료제, 감염병 위기 또는 긴급 공급부족 상황 등이 가산 평가항목이다.
사용량-약가 연동과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약가 인하 시점은 매년 4월1일과 10월1일로 명시했다. 정례 시행일이 아닌 시점에 약가 조정이 발령되면 시행 유예 기간 동안 발생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분을 제약사가 공단에 환급하도록 협상하는 근거도 만들었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6월 시행되는 '약가유연계약제' 관련 기준을 공고했다. 공단이 올린 '약가유연계약 세부운영지침'에 따르면 약가유연계약은 약제 상한금액에 대해 공단과 업체가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계약이다. 기존 복지부 고시에 따른 상한금액 외에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추가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상한금액은 심평원의 '외국 조정가격 산출기준 방법'에 따라 산출된 A8 국가(해외 의약품 참조 선진 8개국) 조정 최고가 이내에서 설정하도록 했다.
약가유연계약제에 따라 기존에 누구나 볼 수 있었던 약가 파일을 인증 없이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요양기관은 약가유연계약 적용 약제에 대해 상한금액표 금액이 아닌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기준으로 약제 단가를 산정·수납하고 약제비를 청구해야 한다.
독자들의 PICK!
약가 파일은 요양기관과 청구 소프트웨어 업체에만 제공된다. 공동인증서 로그인 후 요양기관 업무포털 내에서 확인 가능하다. 그외 환자나 일반 국민, 제약사 등 비인가자는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기존의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에 나온 공개 상한금액만 확인할 수 있다.
약제비 산정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약제의 분기별 가중평균 구입가가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별도합의 상한금액까지만 인정된다. 반대로 실제 구입가가 더 낮다면 해당 구입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환자 본인부담금 역시 별도합의 상한금액 기준으로 산정된다.
약가유연계약제는 국산 신약의 해외 수출 가격 보호와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 '한국 패싱'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된 건강보험 적용 약가가 모두에게 공개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에는 신약을 더 높은 가격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낮은 약가를 받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어 한국에 신약을 도입하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약의 상한금액만 공개하고 실제 건강보험공단과 환자들이 지불하는 약가가 담긴 약가파일은 요양기관과 청구 소프트웨어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