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준희 코넬의대 교수 "한국 AI 놀라운 수준…의료진은 공동개발자"

박정렬 기자
2026.03.23 15:55

[인터뷰] 원준희 웨일 코넬의대 교수(전 재미한인의사협회장)

원준희 웨일 코넬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전 재미한인의사협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인터뷰에서 의료 인공지능(AI)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한국의 의료 인공지능(AI)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우수한 AI 기업과 기술을 배우고 파악해 미국에 도입하려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메디컬 코리아 2026' 강연 후 만난 원준희 웨일 코넬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전 재미한인의사협회장)는 "한국 AI가 이렇게 고도로 발전한 것은 (재미 한인 의사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로 (AI 기술 교류를 위해)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전립선암·전립선비대증·방광암 등 비뇨의학과에 AI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미국보다 AI 도입·적용 속도가 늦은 편"이라며 "특히 비뇨의학과는 혈액과 MRI 등을 통한 진단, 디지털 병리, 수술까지 광범위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전립선암에서 AI는 MRI 영상을 분석해 병변을 확인하고 조직검사 위치를 정밀히 파악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암의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인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 검사 결과에 연령·가족력 등 발병 위험 요인을 AI로 조합해 더욱 정확한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도 증상 설문(IPSS)과 함께 전립선 크기, 요속(소변 속도)과 요류(소변 흐름) 등 여러 매개 변수를 AI로 통합해 수술 필요성과 증상 개선 확률을 숫자(%)로 구현하고 있다. 원 교수는 "방광암을 진단할 때는 방광경(맨눈)으로 보기 힘든 종양을 AI로 체크해낸다"며 "빅데이터 분석으로 재발 확률과 병의 진행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면 추적 검사 시기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술 분야도 로봇 수술을 중심으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컴퓨터 비전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해 수술 기구가 주요 혈관이나 신경, 종양 간 경계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지면 경고 알림이 자동으로 뜬다. 이에 따라 발기부전, 요실금 등 수술 합병증 위험도 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원준희 교수가 지난 2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6'에서 비뇨의학과의 인공지능(AI) 적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반면 AI 활용도가 커지면서 현장에서 맞딱드리는 '숙제'도 늘고 있다. 의학 지침(가이드라인)과 AI의 결론이 다를 때는 어디를 따를지, AI의 예측이 빗나갔을 때 누가 법적 책임을 져야하는지 등이 화두로 떠오른다. 정부나 환자가 진료비를 지불하는 상황에 AI의 '비용 효율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도 아직은 모호하다.

결국 AI는 보조자로, 최종 결정은 인간이 하는만큼 의사와 환자간 '개방적 상호소통'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원 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의학은 완벽한 과학이 아니라 일부 예술적 성향을 띈다"며 "AI가 의사의 판단을 뛰어넘을 수 있겠지만 인간의 관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고 바라봤다.

현재까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AI 규제기관은 '속도'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 교수는 이에 대해 "AI에 너무 많은 권한을 주면 오히려 불필요한 정보와 끊임없는 '경고 알림'에 의료진과 환자의 피로가 커진다"며 "진정한 의료 AI는 진료 시간을 지연시키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다가 치명적인 순간에만 경고를 보내는 '조용한 지능'으로 구현되어야 한다"면서 의료진이 '소비자'가 아닌 '공동 개발자'로 AI의 검증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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