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분만 뺑뺑이'에 대책 내놓는 당정…'인력 공백' 과제는 여전

홍효진 기자
2026.05.26 16:18

정부, 고위험 임신부·신생아 및 응급체계 개선안 발표
지역 전문의 활용 '파트타임제' 가능…인력기준 완화
여당 TF도 별도 개선안 정리 중…이르면 이번주 발표
의료계 "정부안 의미있지만 실효성 따져봐야"

지난 4월22일 경기 고양시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위험 임신부가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맴도는 '응급분만 뺑뺑이'(수용 불능) 사례가 반복되면서 당정이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인력·시설 자원의 활용도를 끌어올려 지역 내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단 구상안을 제시했다. 여당과도 관련 대안을 논의 중으로 이르면 이번 주 세부 내용이 공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권역별 모자의료 네트워크 연내 전국 확대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이송·전원체계 개선 △비수도권 중증모자의료센터 확충·지원 강화(365일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광주·전라 '이송혁신 시범사업' 3분기 내 전국 확대 등 내용을 담은 고위험 모자·응급의료 체계 개선안을 보고했다.

개선안은 임신부가 119를 부르면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우선 이송하되, 진료 불가 시 권역부터 전국 단위의 신속한 병원 선정이 이뤄지도록 이송·전원 체계를 손봤다. 정부는 인력 보완을 위해 지역 분만병원 전문의를 활용, 파트타임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인정하도록 지침을 개정하고 임신 주수·미숙아 상태·비수도권 여부 등에 따라 수가를 인상하는 보상안을 마련했다. 최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중증모자의료센터'를 총 6곳(기존 2곳)으로 늘리며 진료 역량이 미흡한 모자의료센터는 등급을 하향하고 지원을 축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산모신생아 응급진료체계 개선 TF단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응급진료체계 개선 TF 당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복지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산모·신생아 응급진료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 중으로, 이날(26일)은 국무회의 보고 안건으로 시급한 대책 중심의 개선안을 우선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TF에선 고위험 분만 관련 산전 진찰·사전 위험도 평가 및 추적 관찰 체계 강화, 신생아 중환자실(NICU) 지역 거점 선정 및 집중 지원, 전임의(펠로) 지원 확대 등 의견이 제시됐다. 한 TF 관계자는 "TF 차원에서도 별도의 응급분만 진료체계 개선안을 정리 중으로 이번 주 내 대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선 지역 분만 인프라 지원과 고위험 임신 대응체계 강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대책 등이 이번 정부안에 상당 부분 반영됐단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의료인력 공백' 해소에 대해선 보다 실효성 있는 개편안이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안 내 인력 기준 완화는 이미 당직으로 지친 일선 분만의들을 더 갈아 넣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방식"이라며 "근본적 해법은 산부인과 인력 양성 구조·보상 구조·근무 환경의 전면 개편"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권역센터 내 시니어 의사 채용 시 인건비 지원 등 정부가 내놓은 비수도권 지원안에 대해선 "수년째 '추진 예정' 상태로 반복된 정책"이라며 구체적 예산 규모와 시행 시점 등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산모·신생아를 비롯해 응급의료 인력 사정이 단기간 내 회복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현 (인력)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되, 의료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원활한 지역 내 협조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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