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6배 인상…잇따라 허가 수수료 올리는 식약처, 이유는

박미주 기자
2026.06.09 17:02

식약처, 신약·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복제약·자료제출의약품 허가 수수료도 인상 논의
인상 전 허가 수수료가 주요국 대비 크게 낮고 허가 심사 인력도 부족했던 점이 원인
최근 심사 인력 1.5배로 확대
신약 허가 기간 세계 최단 기간으로 줄이고, 환자 신약 접근성·산업 경쟁력 강화 방침

주요국 신약 허가 수수료 현황/그래픽=윤선정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잇따라 의약품 허가·심사 수수료를 올리기로 한 배경에는 그동안 국내 수수료가 해외 주요국 대비 유독 낮았다는 판단이 있었다. 허가·심사 인력 부족으로 심사 기간이 길어진 것도 국내 신약 개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식약처는 허가 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이라는 국정과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식약처는 신약,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에 이어 복제약(제네릭)과 자료제출의약품의 허가·심사 수수료도 인상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상이 현실화하면 국내 의약품 품목별 허가 수수료가 모두 오르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허가·심사 수수료 추이/그래픽=윤선정

그간 국내 의약품 허가 수수료는 최대 46배 인상됐다. 국내 신약 허가 수수료는 2025년 1월1일부터 종전 883만원에서 4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1월1일부터는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수수료가 3억1000만원으로 상향됐다. 종전 803만원 대비 약 39배 인상됐다. 자료제출의약품과 복제약의 경우에도 허가 수수료가 현재 평균 약 260만원에서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인상은 신속한 신약 허가와 개발 촉진을 위한 것이란 게 정부 설명이다. 해외 주요국 대비 허가 수수료가 턱없이 낮았고, 그에 따라 심사 인력 부족과 심사 기간 지연 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신약 등 허가 수수료는 신약 1건당 허가·심사에 소요되는 전문인력 인건비와 그에 따른 경비, 일반관리비로 구성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속한 신약 개발을 지원하고 환자 치료기회를 앞당기기 위해 신약 허가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신약 허가심사 수수료를 재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이 활발한 제약 선진국은 이미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전문인력을 확충하면서 높은 허가심사 역량을 갖추고, 신약의 신속한 개발과 허가를 지원하고 있다"며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허가 수수료는 일본의 약 49분의 1 수준이었다. 2024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수수료는 53억원이었고, 유럽 의약품청(EMA)은 4억9000만원,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4억3000만원이었다.

국내 심사 인력도 해외 주요국 대비 크게 부족했다. 지난해 10월 식약처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사 인력은 369명으로 일본 PMDA 635명 대비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미국 FDA 심사 인력 9049명, 유럽 EMA 인력 4000명보다는 현저히 적었다. 심사 1건당 투입 인력도 식약처는 3~5명으로 미국 FDA 40명, 유럽 EMA 20명, 일본 PMDA 15명 대비 크게 적었다.

한국의 신약 허가 기간은 주요국 대비 길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한국의 신약 허가 심사 기간은 420일로 미국(평균 300일), 유럽·일본(평균 365일)보다 길었다. 식약처가 지난 4월 심사 인력을 564명으로 기존 대비 약 1.5배로 늘리고, 심사 기간을 세계 최단 기간인 240일로 단축하기로 한 배경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수수료를 인상하는 대신 신속한 신약 허가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결과가 담보된다면 허가 수수료를 상향 조정하고 인원을 증가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등의 인허가 속도도 빨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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