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문신 시술, 죄 없다" 대법 판결…문신사들 "역사 바뀐 날"

정심교 기자
2026.06.11 12:13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임보란(왼쪽)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 문신 시술자 최소윤씨(오른쪽)를 비롯한 사건 당사자 등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의 문신 사건 무죄 확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무죄 확정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6.06.11.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대법원이 눈썹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로 볼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은 가운데, 문신사들이 "전국 문신사들의 권리를 회복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호했다.

11일 사단법인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시간 문신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대한민국 문신사의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라고 입장을 냈다.

앞서 이날 오전,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문신 시술자 최소윤씨(여·41)의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최씨는 2019년 3월부터 6월 사이 충북 청주시 소재 업소에서 14명에게 눈썹 문신을 해 주고 돈을 받아 영리목적으로 의료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모두 눈썹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며 최씨에게 무죄를 내렸고, 검사가 상고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전원합의체에서 문신 시술에 따른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와 백모씨의 상고심에서 모두 무죄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문신 시술 행위를 의료행위로 판시했던 1992년 5월 판례를 34년 만에 만장일치로 변경하면서, 비의료인이 행하는 모든 종류의 '통상적인 미용 문신 시술 행위'는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최씨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7년간 가족·지인들에게 범법자로 기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지내왔다. 억울한 마음이 있었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모든 것이 불확실했기에 하루하루 마음이 무겁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행히 무죄 판결을 받게 돼, 이제야 비로소 마음 편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다행히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진실이 밝혀지도록 법률적 도움을 지속해준 대한문신사중앙회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과 사건 당사자 등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의 문신 사건 무죄 확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6.6.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우리나라에서 문신 시술을 한 번 이상 받아본 국민은 13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95% 이상이 '눈썹문신'(미용문신)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비의료인인 시술자들의 눈썹문신 시술은 자유롭게 됐다. 특히 내년 10월29일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도 현장에서 문신사들에 대한 신고·단속이 이어졌지만, 이날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오늘은 내년 10월 시행될 문신사법의 이전 시대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재판"이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형사사건이 아니다. 대한문신사중앙회가 직접 지원하고 전국 문신사들이 함께 지켜온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지난 7년간 이어진 재판 과정에서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전국 문신사들이 탄원서 작성 운동에 참여하며 함께 대응해왔다"며 "대한문신사중앙회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한 명의 재판 결과가 아니라, 오랫동안 제도권 밖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문신사들의 현실과 권리 회복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각 주심 오석준·권영준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 백모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과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서화문신과 두피문신(SMP)에 대해 의료행위가 아니라 판단한 것으로,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처음 판시한 이후 34년간 유지된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문신 중 눈썹문신에 대한 무죄 판결은 오늘로, 문신 시술받아본 경험이 있는 우리 국민 1300만 명 가운데 95% 이상이 눈썹문신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눈썹문신 무죄 판결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문신사들의 평가다. 임 회장은 "그동안 문신 관련 재판에서는 두피문신과 서화문신을 중심으로 무죄 판단이 이어져 왔으나, 눈썹문신을 포함한 미용문신도 문신사법에서 문신의 범주로 포함돼 제도화가 이뤄진 만큼 이번 사건은 미용문신 분야 종사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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