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미수용,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소를 위해 가동된 정부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대구·경북으로 확대된다. 이전에는 광주·전북·전남에서 시행됐고, 오는 9월부터는 전국에 적용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대구·경북에서 응급환자 이송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송 지연 시간을 줄이는 실증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오후 2시30분에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경북대병원을 방문해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오는 9월 내 전국 확산을 완료한다는 국무회의 보고(지난 5월26일)에 맞춰 대구·경북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3월 시행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은 시·도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이송지침을 정비하되, 이송 지연 시 광역상황실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송병원을 수배하거나 이송-전원 통합 연계 또는 우선수용병원 지정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다. 시범사업 기간 광주·전라 지역의 일평균 사망자 수가 감소하고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는 현장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이 사업을 이달 중 대구 지역에, 오는 7월에는 경북에서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이날 대구와 경북의 개정된 이송 지침을 논의했다.
대구는 영남권의 핵심 거점으로서 인근 시·도와 환자 수용·진료의 연계를 강화하고 응급의료기관 간 소통체계를 더 공고히 한다. 경북은 넓은 면적에 비해 의료기관 분포가 고르지 못하며, 산악지형과 울릉도 등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헬기 이송, 이송-전원 연계 등 중증응급환자의 장거리 이송에 대비한 이송계획을 수립했다. 두 지역 모두 광역상황실이 지역 내 대응이 어려운 환자의 이송병원 선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논의된 지침 개정안은 시행 이후에도 구급대와 응급의료기관 간에 지속 검토하며 조정한다.
아울러 올 하반기 대구·경북에서는 AI를 활용해 응급환자의 이송 지연을 줄이는 '대구·경북형 스마트 이송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날 대구에서는 기술 시연회가 진행됐다. AI 진료지원 체계는 복지부 주도 연구개발(R&D) 사업인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됐다. 응급환자의 구급차 탑승부터 응급실 치료까지 전 과정에 AI를 도입한 시스템이다. 환자 상태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병원을 찾아 이송 지연을 방지하고 응급실 의료진의 진료 결정을 효율화한다.
기술 시연회에 참석한 경북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이 구현된다면 병원 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동시에 한정된 응급실 병상과 인력으로도 더 많은 환자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복지부는 AI 기반 응급의료 이송체계를 현재 수립 중인 'AI 기본의료 전략'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른 시·도의 시범사업 확대 상황을 면밀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