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키운다…인건비 제한 폐지, 신약 임상·전문의 수↑

박미주 기자
2026.06.15 16:52

정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 발표
국립대병원,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해 인건비 총액제한 규제 풀고 의사 인력 유입 유도
'빅5' 수준으로 전문의 수 늘릴 계획…연구개발 확대 지원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 주요 내용/그래픽=이지혜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국립대병원을 서울 '빅5' 병원 수준으로 키운다. 국립대병원의 인건비가 공공기관 관련 규정으로 묶여 있어 의사 인건비를 제대로 책정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데, 인건비 규제를 풀어 우수한 전문의를 유치하고 인력을 늘린다. 지방 국립대병원에서도 환자들의 신약을 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한다. 인공지능(AI)도 접목하도록 해 최고 수준의 진료를 제공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대전 충남대학교병원에서 국립대학병원 육성방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지역·필수의료 위기와 수도권 의료집중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립대병원을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의 핵심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치료가능 사망률을 보면 서울과 충북 간에 12.7%포인트(p)의 격차가 있다. 지역환자의 상경진료 비용으로는 연간 4조6000억원가량이 발생한다.

이에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지역 거점 병원으로 삼고, 지역에서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오는 8월부터 국립대병원 소관부처를 기존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고, 내년 1월부터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인력‧인프라‧인공지능 전환(AX)‧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재정을 지원한다.

우선 국립대병원에 우수인력이 모일 수 있도록 인건비 총액 제한을 푼다. 현재 국립대병원은 기타공공기관의 인력비 총액 제한 규제로 의사 인건비를 민간 병원만큼 맞춰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의사 인력 이탈을 유발한다. 2020년 기준 병·의원의 의사 연 평균 급여는 3억2800만원, 종합병원은 2억1100만원인데, 국립대병원 의사는 1억4800만원에 그쳤다. 이에 국립대병원의 교수 충원율은 65%에 불과했다.

국립대병원 인력난·구인난 현황/그래픽=이지혜

이에 복지부는 올 하반기 인건비·정원·평가체계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국립대병원의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추진한다. 자유로운 교육‧연구 환경을 조성해 국립대병원을 우수 의료인력이 선호하는 교육‧연구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국립대병원의 병상당 전문의 수를 현재 10병상당 2.3명 내외에서 서울 빅5 병원 수준인 4.3명 내외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한다.

노후화된 의료시설과 장비를 개선한다. 로봇수술기, 암치료 장비 등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고, 중환자실‧수술실도 확충해 중증·응급환자 치료 역량을 높인다. AI 기술을 활용해 부족한 지역 의료인력을 보완하고 진단 정확성도 높인다.

병원별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집중 지원하며, 바이오 등 지역 핵심산업과 연계한 지역도 병행한다. 응급‧모자‧심뇌‧외상‧어린이 5개 정부지정 필수의료센터를 국립대학병원 중심으로 확대해 필수의료 제공의 중심기관으로서 역할도 확대한다.

연구역량도 높인다. 산학연병 협력 R&D 예산을 늘리고, 국립암센터, AI 연구개발 중소기업·신생기업과 공동연구 참여도 확대한다. 국립대병원 간 데이터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해 최신 항암제와 희귀난치 치료제, 첨단 치료기술 개발 등에 국립대병원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렇게 되면 지역 주민들은 임상시험 참여 등을 통해 신약 같은 혁신 의료기술의 혜택을 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다.

지역의사제 등과 연계해 교육기관으로서 역량을 강화한다. 전공의 배정을 확대하고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하는 등으로 수련의 질을 높인다. 지역 내 2차병원‧전문병원 등 다양한 의료기관과 연계한 협력수련 과정을 확대해 전공의 역량을 높인다. 우수 간호사 양성을 위한 교육 체계도 구축한다.

국립대병원이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공공의료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도 강화한다.

안정적인 지원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을 '국립대학병원 설치 및 지원법'으로 개정도 추진한다. 국립대병원 발전위원회 설치, 국립대병원 내 연구소 설치 등을 담을 계획이다.

정 장관은 "국립대학병원 육성은 의료정책을 넘어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투자"라며 "정부는 현장과 소통해 국립대학병원이 지역 필수의료의 책임기관이자 연구·교육·공공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재정·제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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