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가 봐, 목쉬었어"…방치했더니 '암' 키웠다

홍효진 기자
2026.07.27 15:32

[의료in리포트]
7월27일 '세계 두경부암의 날'
구강·후두암 남성 비중↑
흡연·음주, 대표적 위험요인
HPV 감염도 핵심인자로 주목

국내 두경부암 환자 수 추이.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두경부암은 뇌와 안구를 제외한 머리와 목 부위에 나타나는 암을 통칭한다.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 탓에 가볍게 넘겨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잖다. 흡연과 음주를 비롯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도 주된 발병 요인으로 꼽혀, 집단 면역을 통한 예방도 강조되고 있다.

국제암예방협회가 지정한 '세계 두경부암의 날'인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두경부암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 수는 2021년 41만7020명에서 2025년 46만3036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여성 환자 비중이 높은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구강암의 약 68%, 후두암의 94%가 남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은 갑상선·비강·침샘·혀·인두·하인두·후두 등 30여개 부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의 통칭이다.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구강 내 궤양 또는 혹 △지속되는 쉰 목소리 △목 이물감 및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비인두암은 코막힘과 반복된 코피, 귀 먹먹함 등이 동반될 수 있고 목 림프절로 전이돼 목에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얼굴 통증, 안면 마비,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된 발병 요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 두경부암 환자의 85%에서 흡연과의 연관성이 확인됐고, 흡연·음주를 동시에 할 경우 암 발생률이 최대 20배까지 급증한단 보고가 있다. 송창면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두경부암은 구강 위생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입안 위생이 좋지 않을 경우 구강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흡연과 음주를 오랜 기간 과도하게 한 이들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간접흡연 경험이 쌓인 경우에도 두경부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엔 자궁경부암 원인으로 알려진 HPV 감염도 핵심 위험 인자로 떠오른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HPV 양성 구인두암(편도·혀뿌리·목젖 등에 발생하는 암) 발병률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구인두암에서 HPV 양성인 경우가 89~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구인두암의 70%가 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PV 병원체 보유자 신고 건수는 2020년 1만945건에서 지난해 1만4991건으로 약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질병청은 기존엔 12~17세 여성청소년 및 18~26세 저소득층 여성만 지원하던 HPV 국가예방접종을 지난 5월부터 12세 남아로도 확대하며 '집단 면역'을 강조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송 교수는 "1~2기 두경부암의 경우 완치 확률이 높지만 3~4기는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두경부암의 원발 부위는 대부분 간단한 후두 내시경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구강 궤양과 목의 통증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신속히 진료받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인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선 금연과 절주를 비롯해 HPV 감염 예방과 구강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증상이 나타났다면 단순 염증으로 여기지 말고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후두암은 1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보고될 만큼 조기 발견 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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