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소변 잘 봐" 안심했는데 혈뇨가…남성 암 '1위' 이 암일 수도

정기종 기자
2026.10.10 09:41

2023년 신규 환자 2만2640명…폐암 제치고 남성 암 발생 1위
초기엔 배뇨 이상 없는 경우 많아…50세부터 PSA 검사 고려

/자료=힘찬병원

전립선암이 폐암을 제치고 국내 남성 암 발생 1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배뇨 상태만으로 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연령과 가족력 등을 고려한 조기 검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8일 중앙암등록본부가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2640명으로 폐암(2만1846명)을 앞질렀다. 전체 암 발생자의 7.8%, 남성 암 발생자의 15.0%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 해 암 진단을 받은 남성 약 7명 중 1명이 전립선암 환자인 셈이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전립선비대증에서도 흔해 배뇨 상태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장희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은 "초기 전립선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배뇨 증상이 나타난다"며 "배뇨 증상의 강도가 전립선암의 유무나 진행 정도를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같은 기관에서 발생하지만 주로 시작되는 부위가 다르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 주변 조직이 커지면서 소변길을 압박해 빈뇨와 야간뇨, 잔뇨감 등을 유발한다. 반면 전립선암은 요도에서 떨어진 전립선 바깥쪽에서 주로 발생해 초기에는 배뇨 기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

암이 진행해 요도나 방광 등에 영향을 미치면 배뇨곤란과 혈뇨, 골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뼈로 전이되면 허리나 골반에 통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척수 압박으로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발견 시기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크다. 국가암정보센터의 2019~2023년 주요 암종 요약병기별 5년 상대생존율에 따르면 암이 전립선에만 머문 국한 단계는 103.6%, 인접 조직이나 림프절로 퍼진 국소 단계는 101.1%였다. 반면 다른 부위로 전이된 원격 단계에서는 51.2%로 낮아졌다. 상대생존율은 일반 인구의 기대 생존율과 비교한 지표로 100%를 넘을 수 있다.

전립선암 조기 발견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검사는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검사다. PSA는 전립선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암 등 이상이 생기면 혈중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의사가 항문을 통해 전립선의 결절이나 비대칭 등을 확인하는 직장수지검사도 활용된다. 다만 두 검사 모두 암을 확진하는 검사는 아니다.

유럽비뇨의학회(EAU)의 2026년 전립선암 진료지침은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남성에게 50세부터 PSA 검사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아버지나 형제 등 가족이 60세 이전에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다면 45세부터,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40세부터 검사를 고려하도록 한다.

검사 주기는 첫 PSA 수치와 가족력 등 위험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수치가 낮고 위험 요인이 적으면 검사 간격을 늘릴 수 있지만 수치가 높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더 면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PSA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전립선암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 요로감염 등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PSA 수치가 정상 범위여도 암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반복 검사 결과와 연령, 가족력, 전립선 부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 과장은 "PSA 기준치인 4.0ng/mL을 암 여부를 가르는 절대적인 경계선처럼 적용하지 않고 PSA 밀도와 반복 검사, 전립선 MRI 소견 등을 종합해 조직검사 필요성을 신중하게 판단한다"며 "무증상일 때 연령대에 맞춰 자신의 PSA 수치를 파악하고 주기적으로 수치 변화 추이를 추적하는 것이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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