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사는 한 미국인 의사가 한국에 도착한 직후 다리 마비와 감각장애 증상이 진행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척추 수술을 빠르게 받아 건강을 회복한 사연이 알려졌다.
14일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 척추센터 김성철 원장팀은 지난 1일 미국인 영 하이롬(Young Hiram·71)씨에 대한 척추 수술을 장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영 씨는 미국 내과 의사로 하와이 지역에서 보건소 진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그는 이번에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8시간 이상이 넘는 장거리 비행 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두 다리에서 마비가 발생했다.
감각이 사라지자 급히 지인을 통해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에 내원했다고. 이곳에서 척추 전문의의 진료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판독, 결과, 치료계획에 설명을 듣는 원스톱 의료서비스를 받았다.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그의 주치의인 김성철 원장은 "환자는 심한 허리통증, 양쪽 다리로 퍼지는 통증(방사통)과 양쪽 발의 점진적인 감각장애, 회음부의 감각저하가 진행하고 보행장애가 발생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정밀검사에서 요추(허리) 제 3~5번의 척추관협착증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임상적으로 단순 협착증이 아닌 '마미총 증후군'이 동반된 협착증으로 진단돼 응급수술이 시급했다.
마미총 증후군(마미증후군)은 척추관 내 요천추 신경근이 손상당하면서 발생하는 상태다. 신경 다발이 심하게 눌리면 대·소변 조절력, 성 기능과 양쪽 다리 기능의 영구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다. 이 질환의 치료 핵심은 '골든타임'이다. 마비 증상을 빨리 회복하지 않으면 영구장애까지 남을 수 있어서다.
영 씨는 입국 다음 날인 지난 2일, 수술대에 누웠다. 김 원장은 환자에게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광범위한 신경감압을 위해 요추 제 3~5번간 후궁 절제술, 추간공 확장술(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확장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후방나사못 고정술, 척추체 유합술(신경감압술 후 척추체 사이를 나사못으로 고정해 불안정한 관절을 영구적으로 안정화하는 수술법)로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수술 후 영 씨는 보행장애가 개선됐고 대·소변 장애는 물론 남아있던 감각장애, 후유증 없이 회복했다. 수술 열흘 뒤인 지난 12일, 영 씨는 의료진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퇴원했다.
영 씨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의도치 않게 몸이 급격히 나빠졌는데, 빠르게 수술받고 건강을 회복했다"며 "허리가 펴지고 키도 좀 커진 것 같아 행운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선 수술 등 비용이 6만~7만 달러(한화 8055만~9397만원) 드는데, 한국에선 2~3분의 1 정도에 불과해 놀랐다"며 "그러면서도 한국 의료진의 친절과 진료시스템, 수술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치료 소감을 밝혔다.
김 원장은 "갑작스러운 하지 마비와 감각 저하는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어 빠른 평가와 수술 치료가 중요하다"며 "환자가 고령임에도 복잡하고 응급을 다투는 어려운 장시간의 수술을 버텨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