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고령층 희귀질환의 진단 지연을 줄이기 위한 관리방안을 '제3차 희귀질환관리 종합계획'에 담기로 했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답변에 따르면, 복지부는 "고령층 희귀질환 진단 지연 해소를 위한 발견·진단·치료 관리체계 마련에 공감한다"며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고령층 희귀질환 관리방안을 제3차 희귀질환관리 종합계획에 포함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고령층 희귀질환은 노화나 기존 질환 탓으로 여기기 쉬워 적기에 진단하고 치료·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고령층 희귀질환은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다. 질병청 희귀질환자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희귀질환 산정특례에 새로 등록한 환자는 5543명이다. 희귀질환 발생 질환 1위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이 5214명(94.1%)이었다. 70대가 2251명(40.6%)으로 가장 많았고, 80세 이상도 1464명(26.4%)에 달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폐 조직이 굳어 폐 기능이 떨어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폐 구조가 파괴되면서 만성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결국 호흡부전에 이른다.
한 번 굳은 폐는 되돌리기 어려워 조기 진단과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2023년 신규 등록 환자 5543명 가운데 506명(9.1%)은 등록한 그해에 숨졌고, 이 중 235명이 80세 이상이었다.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기침이나 숨 가쁨 같은 증상이 흔하다 보니 다른 호흡기 질환이나 노화로 여겨 방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덴마크 연구에서는 증상이 나타난 뒤 확진까지 중앙값 2.1년이 걸렸고, 고령이 의료체계 안에서 진단이 늦어지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미국 연구에서도 첫 호흡기 질환 진단 이후 특발성 폐섬유증 확진까지 평균 2.7년이 걸렸다.
현행 제2차 희귀질환관리 종합계획(2022~2026년)에도 '조기진단율' 지표가 있다. 다만 이 지표는 '최초 전문기관 방문 후 1년 이내 진단받은 비율'이어서, 환자가 전문기관에 오기까지 걸린 시간과 확진 뒤 치료를 시작하기까지의 시간은 측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은 이미 마련돼 있다. 질병청이 지난해 4월 본사업으로 전환한 국가 희귀질환 등록사업은 증상 발현 시기와 진료일, 진단일 등 '진단 과정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층은 국가 지원에서 소외돼 있다. 지난해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 대상자 810명 가운데 61세 이상은 24명(3.0%)에 그쳤다.
허 의원은 "흔한 호흡기 증상 속에 희귀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는 만큼, 의심하고 전문진료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환자 개인의 판단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제3차 종합계획에 의심 증상의 조기 인지부터 일차의료와 전문기관 간 신속한 의뢰, 확진 이후 치료 연계까지 구체적인 관리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등록사업으로 증상 발현부터 진단까지의 정보가 쌓이고 있는 만큼, 특발성 폐섬유증처럼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은 발견부터 확진, 치료 시작까지 단계별 소요시간을 성과지표로 관리해야 한다"며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는지를 정책의 성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