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전날 급등세에 따른 부담감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상승한 반면 다우와 S&P500 지수는 하락했다. 특히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증시에 부담이 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날보다 9.55포인트(0.19%) 상승한 4992.38을 기록했다. 반면 애플을 새롭게 편입시킨 다우지수는 117.16포인트(0.65%) 하락하며 1만7959.03으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0.23포인트(0.49%) 떨어진 2089.27을 나타냈다.
린지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늘 증시는 어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의 잔상을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인지 말 것인지 논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슈왑의 오마르 아길라 수석 투자담당은 “오늘 나타난 현상은 어제 급등의 반작용”이라며 “추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용 '훈풍' 지속, 제조업 부진
개장 전 발표된 14일 기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늘어난 29만1000건을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30만건을 하회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고용시장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수석연구원은 "청구건수가 30만건을 하회하고 있어 고용이 강한 성장 속도를 나타낼 것"이라며 "지속적인 소비지출 증가를 이끌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 필라델피아지역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보였다. 3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가 5.0을 기록해 작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작년 4분기 미국 경상수지는 1135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 3분기보다 적자폭을 늘렸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적자 비중은 2.6%로 3분기 2.2%에서 증가했다.
◇ 달러, 다시 반등…유가↓ 금값↑
달러 가치가 또다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전날 6년 만에 하루 최대폭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2%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 하락한 1.062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역시 전날보다 0.7% 상승한 120.96엔에 거래됐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전날보다 1.48% 오른 99.27을 나타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성명 발표로 달러 가치가 급락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18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경기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있어 금리인상 폭을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유로/달러 환율은 1.10달러까지 급등하며 하루 하락 폭으로는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웨스트팩의 리차드 프랜눌로비치 선임 전략분석가는 "연준이 달러 강세를 덜 뒷받침했지만 달러 강세 트랜드는 더 강화됐다"며 "그리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 유럽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달러-유로 패리티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패리티란 '1달러=1유로'를 의미한다.
국제 유가는 달러 강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유지 방침에 1% 넘게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7달러(1.6%) 하락한 43.96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1달러(2.8%) 급락한 54.32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다시 나타난 달러 강세와 OPEC의 생산량 유지 방침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리 알오마이르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석유시장에서 우리(OPEC)의 영향력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유가 하락에도)생산 한도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OPEC 외부적으로 생산량과 관련된 어떤 협의라도 나온다면 매우 반가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국제 금값은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방침에 급등하며 다시 1170달러 선에 근접했다. 최근 2주 만에 최고 높은 가격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7.7달러(1.5%) 급등한 11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5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57.3센트(3.7%) 급등하며 16.1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전날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인내심(patient)' 문구를 삭제했지만 금리인상 폭을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연준이 금리인상 시점을 당초 6월에서 9월 이후로 늦추고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