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업종의 선전과 금리인상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업종의 약진에 힘입어 1% 가까이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고 유럽 증시도 급등하면서 힘을 보탰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1.47포인트(1.06%) 상승한 2043.4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56.41포인트(0.9%) 오른 1만7524.9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43.13포인트(0.87%) 상승한 4995.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국제 유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86% 급등했고 브랜트유도 1.4%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업종 지수(로이터 기준)는 2.54% 급등했고 금융과 헬스케어 업종도 각각 1.9%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저스틴 윅스 주식 거래부문 상무는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다소 완화됐다”며 “정크본드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크 본드(고위험 고수익 회사채)에 투자하는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인 HYG는 이날 1.64%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FRB는 내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산출된 금리인상 확률은 78.0%다. 시장 참가자들 대부분은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CPI ‘예상 상회’ 금리인상 가능성↑
이날 발표된 CPI는 금리인상 전망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미 노동부는 11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시장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돈 것이다.
근원 CPI 역시 전년동기 대비 2.0% 오르며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하며 전월과 동일했다.
한편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이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전미주택협회(NAHB)의 12월 주택시장지수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하락했다. 12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61에 머무르며 예상치에 1포인트 못 미쳤다.
NAHB 주택시장지수는 10월 6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판단 기준인 50을 크게 웃돌고 있어 부동산 경기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유가 ‘급등’ 금값 ‘약세’ 달러 ‘강세’
국제유가는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3% 가까이 급등하며 37달러 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면 유가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4달러(2.86%) 급등한 37.3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0.53달러(1.4%) 오른 38.4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반등한 것은 최근 7년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의 원유 재고가 2주 연속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전망은 여전히 우울하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1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달러 강세가 나타나게 되고 이는 유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디스는 내년도 브랜트유 가격 전망을 종전 배럴당 53달러에서 43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란의 원유 공급 확대로 미국의 원유 생산 감축 효과가 사라져 공급과잉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날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MMBtu(100만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당 7.2센트(3.8%) 급락한 1.8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3월24일 이후 최저 가격으로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금값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결정을 하루 앞두고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8달러(0.2%) 하락한 1061.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리도 5.5센트(2.6%) 급락한 2.0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 은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5센트(0.6%) 오른 13.77달러에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각각 0.7%와 3.3% 올랐다.
달러는 기대를 웃돈 CPI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6% 상승한 98.2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68% 하락한 1.091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57% 상승한 121.71엔을 나타내고 있다.
◇ 유럽 증시 급등, 亞 증시 하락
유럽 주요증시는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범유럽지표인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2.92% 상승한 359.74로 마감했다.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이로써 지난 7일(0.51% 상승) 이후 6거래일 만에 처음 상승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2.45% 급등한 6017.79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3.16% 뛴 4614.40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3.07% 오른 1만450.38로 장을 마쳤다.
오스트리아의 자산운용사 라이파이센의 주식투자 책임자인 허버트 페루스는 “모두가 FRB가 금리에 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알고 있다”며 “경제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반면 아시아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먼저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3% 하락한 3510.35를 기록했다. 전날 지수가 2.5%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수요와 위안화 약세가 지수 하락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6.4559위안으로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낮췄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일본 증시도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떨어졌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7% 내린 1만856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지수도 1.7% 하락한 1502.55로 장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