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며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1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에서 원숭이이게서 처음 발견됐다.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발병한 이후 남미 20개 이상 국가로 전염됐다. 특히 브라질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아직 직접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WHO는 연말까지 400만명 이상이 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찬 사무총장은 "비정상적인 확산이 계속되고 있고 나머지 세계 다른 국가들의 공공 보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제적인 확산을 줄이고 감염 국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2주 이내로 사례 연구를 통해 소두증과 지카 바이러스와의 관계를 연구할 계획이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가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보통 호주 북동부와 동남아시아, 인도 지역에서는 가뭄 현상이, 동태평양 지역에 인접한 중남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흔히 남미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 모기의 번식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모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150만명을 넘어선 브라질은 8월 개막되는 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에 걸렸다. 임산부의 방문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방역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자케스 바기네르 브라질 수석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은 임신부들에게 심각하다"며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어서 올림픽 방문을 추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스트루 장관은 "상황이 심각하고 우려스럽다"며 "소두증 사례가 매주 늘지만, 우리는 그 사례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가 되는 이집트숲모기를 전 세계에 퍼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2014년 자국이 개최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때 지카 바이러스가 건너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은 현재까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독일의 생명공학업체 게네캄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지카 바이러스 조기 감염 진단법 개발한 정도다. 지카 바이러스는 그동안 간편한 진단방법이 없어 비싼 비용을 내고 검사를 받아야했지만, 게네캄의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5유로(6500원) 정도의 비용으로 빠른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미국과 브라질의 정상은 백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고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기반의 백신 개발업체인 이노비오사 등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기관들은 올해 안에 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노비오사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캐나다 라발대학의 개리 코빈저 박사는 "이르면 오는 8월 백신 실험을 하고 10월 또는 11월쯤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작용 등에 대한 면밀한 검사가 필요해 최종적으로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