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상승 효과가 뒤섞이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날 17년 만에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한 경계심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나스닥종합 지수는 강보합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주간 기준으로 7주 연속 상승, 2012년 이후 최장 오름세를 나타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74포인트(0.08%) 하락한 2184.0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37.05포인트(0.2%) 내린 1만8576.47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4.5포인트(0.09%) 오른 5232.8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개장전 발표된 경기지표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며 관련 업종 주가를 끌어내렸다. 알코아와 뉴코가 각각 2.4%와 3.2% 하락했고 다우케미칼도 2.44% 밀렸다.
업종별로는 원자재 업종이 1.18%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반면 에너지 업종은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0.65% 올랐다. 전체 10개 업종 가운데 3개 업종 만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 美 7월 소매판매‧생산자물가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모두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먼저 7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 예상치 0.4% 증가는 물론 6월 0.8%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 부문을 제외하면 7월 소매판매는 전달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12개 부문 중 8개 부문의 소매판매가 감소했지만 자동차 판매가 이를 상쇄했다.
7월 PPI(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대비 0.4% 하락해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달에는 0.5% 오르며 3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7월 PPI가 0.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분야를 제외한 핵심 PPI는 전월과 동일하게 0.3% 올랐다. 전년동기보다는 0.8%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비용 증가로 의류, 보석, 신발, 장신구 관련 생산업체의 이익 마진이 6% 떨어진 것이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국제유가, 산유국 회동 기대감 지속 2%대↑…WTI 44달러 돌파
국제 유가가 산유국 회동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며 2% 가까이 상승했다.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에 보탬이 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달러(2.3%) 상승한 44.4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간 기준으로 6.4% 급등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89달러(1.98%) 오른 46.9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에만 약 5.7% 상승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산유국 회동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상승 출발했다. 전날 칼리드 알-팔리(Khalid Al-Falih)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9월 회담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회원국이 유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유국들은 오는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알제리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포럼(IEF)에서 비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의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원유정보제공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15건 증가한 396건으로 집계됐다. 7주 연속 증가세다.
◇ 달러 일주일 '최저', 금값 ‘하락’
경기지표 부진은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8% 하락한 95.65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28% 상승한 1.116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9% 하락한 101.14엔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은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6.8달러(0.5%) 하락한 1343.2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09% 내렸다. 국제 금값은 최근 5주 가운데 4주 하락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31.7센트(1.6%) 떨어진 19.703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주에만 0.6% 밀렸다. 팔라듐과 백금은 각각 0.1%와 2.4% 하락했고 구리도 2.3% 떨어졌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중국 산업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망치 및 전월 수치였던 6.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 유럽증시, 유가 상승 불구 경기지표 부진에 하락…주간 1.4%↑
유럽 증시가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 지표 부진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2% 하락한 346.09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4% 상승했다.
주요국 증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영국 FTSE 지수는 강보합인 6916.02를 기록했다. 반면 독일 DAX 지수는 0.27% 하락한 1만713.43을, 프랑스 CAC 지수는 0.08% 내린 4500.19로 마감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았다는 소식에 하락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미국의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고 분석했다.
유럽의 2분기 경제성장률(GDP)이 0.3%에 그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1분기 0.6%의 절반 수준이며 잠정치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좋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