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액 139달러를 내면 명품 의류를 마음대로 골라 입고 싫증 나면 반납한 뒤 또 다른 옷을 골라 입는다. 매월 2000달러를 내면 포르쉐도 바꿔가면서 탈 수 있다.
자동차, 명품 옷, 가구, 심지어 사무실까지 소유하기엔 부담스럽고 몇 년 쓰고 나면 헐값에 처분해야 하는 고가 제품들에조차 구독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월 구독료 내고 쓸 만큼 쓴 뒤 돌려주고 다시 다른 제품을 받아쓰는 것이다. 정수기에서 봤던 렌탈 방식의 구독경제이다.
자동차업계는 월 구독료를 받고 고급 차종을 마음껏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원하는 차로 바꿔가며 탄다는 점에서 같은 차종을 일정 기간 임대하는 리스와는 다르다. 볼보는 올해 봄부터 월 600달러에, 캐딜락은 지난해부터 월 1800달러에 이러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포르쉐는 월 2000달러부터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고, 벤츠와 BMW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고객들은 일정금액만 내고 차량을 고른 뒤 날짜와 장소만 택하면 된다. 그러면 자동차 회사 직원이 집 앞까지 차를 배송해주고 타다가 중간에 얼마든지 다른 차로 바꿀 수 있다. 유지보수도 회사에서 알아서 해준다. 돈만 내면 더 이상 신경 쓸 게 없는 셈이다.
월정액 내면 매장을 임대하고 물건까지 팔아주는 업체도 생겼다. 지난해 초 창업한 미국 스타트업 ‘불레틴’은 거리의 매장을 월 구독료를 받고 빌려준다. 요지의 매장을 빌리려면 임대료 비싸기 때문에 이 회사는 매장을 쪼개서 선반 한 칸, 벽 한 면씩 빌려준다. 매장을 빌리고 싶은 업체는 필요한 공간만큼만 예약하고 빌려 쓰면 된다. 물건만 보내면 알아서 팔아준다.
패션업계도 명품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월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트리밍’이라는 스타트업은 명품의류 등을 월 139달러만 내면 한 번에 3개까지 보내준다. 반납 후엔 새 주문을 할 수 있다. ‘르 토트’는 월 49달러에 횟수 제한 없이 옷을 입고 돌려줄 수 있다.
한번 산 침대와 장롱은 최소 10년을 써야 한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가구 스타트업 ‘페더’는 월 35~200달러를 내면 가구를 빌려 쓸 수 있다. 3~12개월 기간도 선택이 가능하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Z세대는 소유보다 경험을 추구한다. 비싼 제품으로 과시하기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빌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사람들은 이제 소비재를 소유하는 대신 '인생의 구독자'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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