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홍콩 이공대 최후의 수십명…"집에 가고 싶어요"

뉴스1 제공
2019.11.19 22:25

투항 미성년자 시위대 등 다독이는 교사들
저체온증 학생들도 실려나가

(홍콩=뉴스1) 한상희 기자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투항에 나선 시위 참여 학생이 교사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홍콩=뉴스1) 한상희 기자 = 19일 저녁 홍콩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는 수십명의 학생들만 남아 있다. 외신들은 100명가량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뉴스1 취재진은 20~30명가량의 학생들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밖에서 지키고 있고 취재진은 학교에 진입하거나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위대는 나오는대로 체포되고 있다. 따라서 탈출을 꾀하려는 이들도 아직 남아 있다.

시작할 때만 해도 1000명에 달했던 시위대는 경찰이 고사 작전에 돌입한 지 사흘 만에 이렇게 사실상 붕괴 수순을 밟고 있다.

시위대 중 약 40명은 전날 밤 육교에서 밧줄을 타고 탈출했고, 심지어 이날 낮엔 하수도로 빠져나갈 방법까지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안에 남은 한 시위대는 "지금 몹시 피곤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우리가 투항하지 않는 이유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 9시무렵 이공대에 남아있던 시위대는 삼삼오오 모여 탈출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이들 중 몇 명은 나가자마자 체포됐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18세 미만 학생들을 체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경찰을 믿을 수 없어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600명이 캠퍼스를 나왔고 미성년자를 제외한 400명이 체포됐다.

수건으로 'SOS'를 요청하거나 은박지를 두른 채 실려 나오는 학생들도 계속 늘고 있다.

하루종일 응급차가 학교에서 시위대를 나르고 있으며, 교내에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적십자사 직원들도 들어가 있다. 학교 내부는 살짝 더운 정도지만 일부 학생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있었다.

밖에서 노심초사 기다리던 교사들은 투항하고 나온 미성년자 시위 학생들을 하나하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고,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고 내보내고 있다.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투항에 나선 시위 참여 학생들이 경찰의 몸 수색을 기다리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시위에 참여중인 학생이 수건을 이용해 SOS 문자를 만들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공대에서 만난 한 시위자는 "먹을 것은 별 문제 없었다. 다만 잠자리가 불편했다"는 말을 전했다. 저녁 시간대 이공대 내 학생식당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물은 전날부터 거의 떨어진 상황이다. 학생식당은 시위대가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받은 식재료 등을 이용해 시위 기간 동안 운영해 왔다.

이공대 시위가 사실상 경찰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이공대 인근에서도 별다른 시위가 열리지 않았다. 대규모 집회에 상점 90%가 문을 닫았던 전날과 달리 이날 저녁 상점 대부분은 문을 다시 열었다. 17~18일 전투 태세를 갖췄던 경찰들도 얼굴을 드러낸 채 학교로 들어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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