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홍색 규제' 폭탄이 이달 초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쏟아지며, 인기 연예인과 관련 팬덤 문화가 격변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정보기술(IT), 교육, 게임 산업 등에 향했던 규제의 칼날이 연예계로 향한 이유는 뭘까.
30일(현지시간) CNN은 '공산당은 왜 인기 연예인과 팬덤을 억압하나'라는 기사에서 중국 당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제를 마오쩌둥 전 중국주석 때의 '문화대혁명'과 비교하며 "시진핑 당국이 과거 '문화대혁명' 때처럼 대중문화 검열로 젊은 층의 사회주의 이념 이탈을 단속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념적 관점에서 인기 연예인들이 애국심,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역할 모델이 되기를 바라며 이를 강요한다.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 당시 중화권 인기 배우, 가수, 인플루언서들이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민주화 시위대를 탄압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하고, 민주화운동을 응원하는 서방 브랜드 불매운동에 동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예인의 호화생활과 이를 갈망하는 팬덤 문화가 빈부격차를 줄이고 함께 잘 살자는 시 주석의 '공동부유' 정치적 구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따라 당국의 규제 칼날이 연예계로 향했다는 게 CNN의 해석이다.
연예계, 팬덤을 향한 규제는 이달 초부터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아이돌 인터넷 팬클럽 단속을 시작으로 본격화됐고, 지난 27일부터 속도가 붙였다.
CAC는 앞서 아이돌 인터넷 팬클럽 단속으로 글·사진·영상 등 온라인 게시물을 15만건 이상 삭제하고, 관련 계정을 4000여개 폐쇄 및 일시 정지했다. 27일에는 △연예인 인기 순위 발표 금지 △미성년자의 연예인 유료 응원 금지 △예능프로그램의 유료 투표 진행 제한 등이 담긴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국가세무총국은 여배우 정솽이 2019년 드라마 '천녀유혼' 출연하면서 이면계약을 통해 2년간 1억9100만위안(약 342억 9596만원)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탈세혐의가 입증됐다며 벌금 2억9900만위안(약 536억8844만원)을 부과했다.
정솽에게 벌금이 부과되던 날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 영화 '적벽대전' 등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여배우 자오웨이(조미)의 흔적은 중국 온라인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만 등 중화권 언론은 당국의 눈 밖에 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친분을 이번 자오웨이 사태의 배경으로 봤고, 그의 20여년 연예계 경력은 이틀 만에 가려졌다.
한편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한국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의 웨이보 팬클럽 공지를 인용해 "중국 연예계 규제의 다음 행보가 '홍콩과 대만 연예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쯔위 웨이보 팬클럽 측은 30일 오후 회원 23만명을 대상으로 팬클럽의 명칭 등을 변경하라는 통지를 웨이보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쯔위는 2016년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어 중국 누리꾼들에게 '대만독립분자'라는 공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