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갑자기 '임대주택' 수백만채가 쏟아진 이유는?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2021.10.12 12:37

중국 당국 세제혜택 등 내걸고 임대주택 공급 압력…
집값 불만, 내수 문제, 헝다 위기 등 여러 가지 고려

중국 아파트 자료사진

중국 정부가 주택 공급의 키를 임대주택으로 잡자 지방 정부들이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12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지난 9일 윈난성은 세제 혜택 대상이 되는 주택임대업체 기준을 공시했다. 500가구 이상 임대주택 또는 건축면적 1만5000㎡ 이상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곳이 대상이다.

세제 인센티브는 △부가가치세 △부동산세 △납세 간소화 등에 걸쳤다. 부가세의 경우 종전 임대소득의 5%에서 1.5%p를 감면해준다. 부동산세의 경우 10%에서 4%로 조정된다.

기업 임대사업자들의 주된 관심은 부동산세 감면이다. 윈난성의 임대사업자가 월 1만위안 임대 소득을 거둘 경우 지금까지는 1000위안을 부동산세로 냈지만 세제 혜택 이후에는 400위안만 내면 되는 셈이다.

매일경제는 "기업에 따라 혜택 정도를 세분화하기가 쉽지 않지만 기업에 대한 혜택이 큰 건 확실하다"고 전했다.

앞서 6월 중국 국무원은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주택을 '투기가 아닌 거주'를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70㎥ 이하 소형 임대주택을 지방정부들에 공급할 것을 지시했다. 인구가 증가한 지방에는 집단운영건설토지를 이용해 임대주택을 짓도록 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이 소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용도변경을 지원하고 토지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조치도 취했다.

7월에는 부가세, 부동산세 등 세제혜택 기준도 마련됐다. 기업의 경우 1000가구 이상, 건축면적 3만㎡ 임대사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 지역에 따라 이 기준을 최대 50%까지 줄여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줬는데 윈난성이 이 예외규정을 활용했다.

중앙 정부가 임대로 주택 정책 방향타를 잡자 지방정부들이 속속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5개년 계획 기간 중 전체 주택의 40%에 해당하는 40만가구 임대 주택 건설을 제안했다. 광저우시는 131만 가구 중 약 46%정도인 60만 가구를 임대로 짓겠다고 보고했다. 선전의 경우도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공공주택 건설과 증축으로 8만가구를 공급하고 10만가구 이상을 개조해 임대로 내놓겠다고 했다. 선전은 공공임대 주택 월 임대료가 약 1100위안(약 20만원) 수준일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임대주택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건 부동산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가처분소득 축소, 내수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세계 주요 도시별 물가를 보여주는 사이트 눔베오에 따르면 PIR(소득 전액으로 집값을 갚는 데 걸리는 연도 수)에서 선전이 43.15, 베이징 42.47, 상하이 33.36에 달했다. 서울은 29.69, 뉴욕은 8.76이었다.

헝다 같은 부동산 재벌의 유동성 위기 대응 성격도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경영난에 처한 곳들이 속속 등장하자 임대주택 건설 및 공급 시장으로 이들을 이끌면서 금융지원 등 활로를 열어주는 차원이다.

부동산 버블로 자산가치 기준 양극화가 확대되고 대도시에서 주택 구입이 점차 멀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소지가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소득층의 민심 이반은 공산당 집권 기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