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어, 2년이나 걸리다니"…美공항 가족·연인 눈물의 재회

송지유 기자
2021.11.09 17:56

미국, 빗장 걸었던 33개국 입국제한 완화 첫 날 풍경…
주요 공항마다 '코로나 벽' 넘은 사람들 감격 포옹·키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공항에서 가족과 재회한 사람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AFP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루이스 이리바라는 자매인 질과 그녀의 남편이 모습을 드러내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껴 울었다. 730일만의 재회였다. 이리바라는 "국경이 언제 열릴 지, 만날 수 있긴 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끔찍했다"며 "지금 이순간은 복권에 당첨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선 나탈리아 비토리니가 태어난 지 3주 된 아들을 안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오는 부모를 기다렸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만에 만나는 것이다. 비토리니는 "국경이 다시 열려서 부모님들이 손자를 안아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3개국에 걸었던 빗장을 풀면서 가족들이 감격의 재회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미국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도 할머니와 손자의 상봉이 이뤄졌다. 수지 오델은 영국에서 귀국한 어머니에게 국경이 봉쇄된 사이 태어난 아기를 처음으로 보여줬다. 한 명은 미국, 한 명은 독일에서 떨어져 지냈던 연인도 감격의 키스를 나눴다. 꽃다발을 들고 친구를 맞이하는 남성도 있었다.

미국이 2년 가까이 빗장을 걸었던 중국·영국·유럽연합(EU)·인도·이란·브라질·남아프카공화국 등 33개국 외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제한을 완화한 이날 주요 국제공항 곳곳에서 감격스런 재회가 이어졌다.

미국이 그동안 입국을 제한해 왔던 33개국 외국인들의 입국을 풀었다. 8일(현지시간)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 미국 입국이 가능해졌다. 미국과 독일에 떨여져 지냈던 연인이 공항에서 만나 입맞춤을 하고 있다. /사진=AFP

AFP통신·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전한 미국 공항 풍경은 비슷했다. 수개월간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친구·연인 등이 서로 끌어 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부터 미 입국자들은 백신 접종 증명 서류와 함께 음성 판정 서류를 내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한국은 그동안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면 미국 입국이 가능했는데 이날부터는 백신 접종 증명서도 내야 한다.

캐나다·멕시코 국경 육로 차량 행렬…유럽에선 미국행 항공편 대거 늘려
8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차량 행렬이 늘어서 있다. /사진=로이터

캐나다·멕시코 등 미국과 맞닿아 있는 육로 국경에도 차량이 몰려 들었다. 미국과 캐나다를 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 옆 레인보우 브리지의 캐나다 쪽 국경 검문소에는 이날 동이 트기 전부터 차량이 줄을 섰다. 캐나다에서 미 뉴욕주로 들어갈 수 있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브리지는 전날 밤 11시 30분부터 대기 행렬이 등장했다.

멕시코 쪽에서 육로로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차량은 더 많았다. 필수 목적의 이동만 가능했던 기존 규제가 해제돼 가족·친지와의 만남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유럽 주요 공항에서도 미국 방문객들의 설렘이 가득했다. 한스 볼프는 2년 만에 미국 휴스턴에 있는 아들을 만나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했다. 그는 "지난 3월에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는 하늘 길이 열리지 않아 28번은 일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에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는 뉴욕으로 가는 영국항공과 버진애틀랜틱 항공기가 동시에 나란히 이륙하며 미국행 하늘길이 다시 열린 것을 자축했다. 이날 루프트한자, 버진애틀랜틱, 영국 항공 등 미국으로 향하는 유럽 주요 항공사의 항공기는 만석을 기록했다. 항공사들은 수요가 급증하자 미국행 항공편을 늘리고 대형 여객기를 동원하기로 했다. 에어프랑스는 뉴욕·마이애미·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주요 도시와 유럽을 연결하는 노선을 대폭 증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고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미국에서 사라진 관광 관련 일자리 100만개가 부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국경 개방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이 8일(현지시간) 세계 33개국에 적용했던 입국제한 조치를 풀면서 곳곳에서 수개월간 미뤘던 만남이 이뤄졌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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